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기고 139

주현에게

어제 토요모임을 기쁘게 섬긴 네게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칭찬해도 별 걱정이 안드는 것은 인간의 칭찬을 하나님께 되돌릴 줄 아는 겸손의 법칙을 네가 알고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야. 또한 사람들이 보내는 칭찬을 감사하게 받을 줄 아는 예의 바른 청년인 줄 알기 때문이고! ^^ 그래서 칭찬을 무조건 부정만 하지도 않고, 거만하게 긍정만 하지도 않을 줄 알기에, 이렇게 드러내놓고 칭찬 함 한다. 어제 토요모임 찬양 정말 은혜가 넘쳤다!^^ 암튼, 지난 몇 개월간 매달 토요모임을 멋지고, 은혜롭게 섬겨줘서 고맙구나. 네 섬김 때문에 나는 철저하게 계산하는 습관을 내려놓고, 그래서 생긴 염려와 두려움도 내려놓고, 하나님만 바라는 가운데, 앞 날에 대한 기대로 기뻐하는 법을 배우게 됐네. ^..

기고/TNT 2015.05.29

수련회 그 이후

나는 ‘마중물’ 비유가 참 좋다. 가물어 메마른 날이 이어질 때, 시원한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그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어렸을 때 내 뇌리에 딱 박혔기 때문이다. 내게 있어서 마중물은 ‘찬양’이다. 매번 조금씩 바뀌긴 하지만, 찬양은 메말라버린 내 영혼이 물댄 동산처럼 풍성하게 하는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다. 수련회가 끝났다. 벌써 일상의 지리함과 불편함과 갈등과 버거움의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조만간 매서운 모래바람이 몰아칠 것이고, 그 이후엔 불볕 더위 아래 늘어지는 것처럼, 비전을 붙드는 열정이 사그라질 위기가 닥칠 것이다. 너무 비관적인가? 아니다. 나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이때를 대비하여 수련회 때 들은 무수한 말씀들 중 몇 개를 마중물로 남겨두어야 한다. 적어도 내겐 다섯 바가지의 마중물이 있다...

기고/TNT 2015.05.29

평소 연습의 중요성

제14회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 선수가 400M 자유형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예전에도 이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기에 이미 오래전부터 우승에 대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우승은 조금 특이한 듯싶습니다. 왜냐하면 박태환 선수의 결승전 자리가 4, 5, 6번 중앙 레인이 아니라 가장 끝인 1번 레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1번 레인은 예선 7위의 자리이고, 그 자리에서 우승을 한 전례가 없으며, 물결 등 여러 요소로 인해 안쪽보다는 불리한 위치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불리한 위치에서 그는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친 끝에 우승을 차지한 것입니다. 몇몇 기사를 보다가 흥미 있는 분석을 보았습니다. 박태환의 볼 코치는 주문하기를, 옆 레인은 신경쓰지 말고, 오로지 평소 연습한대로 53-..

기고/TNT 2015.05.29

가볍고 빠르게

집에 PC가 굉장히 느려졌습니다. 매일 바이러스 체크를 해도 몇 개씩 검색이 됩니다. 제가 워낙 컴퓨터에 무지하다보니 해결책도 못찾고 그냥 불편한 그대로 계속 써왔지요. 더는 사용하는 게 불편해서 컴퓨터 전문가인 한 교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얘기하다보니 제 컴퓨터가 일반적인 관리조차 제대로 안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ㅠㅠ 알약과 V3를 동시에 깔아서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V3의 실시간 검사가 작동되고 있지 않다는 것./ 윈도우 업데이트가 전혀 안되어 있다는 것./ 디스크 정리를 한 번도 안했다는 것... 이 외에도 아주 많은 진단을 받았고, 가능한 만큼 처방을 했습니다. 컴퓨터는 조금 빨라진 느낌이 듭니다만, 여전히 인터넷 속도는 무겁고 느립니다. 컴퓨터도 수..

기고/TNT 2015.05.29

수련회에 거는 기대

수련회가 다가오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근심걱정이 산더미처럼 커집니다. 스트레스 지수가 팍팍 올라갑니다. 매번 똑같은 후회가 밀려옵니다. 왜 이렇게 준비가 늦는 걸까... 왜 이렇게 참여도가 떨어지는 것일까... 그러면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빛소금공동체 1년 예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의 돈을 들일만큼 의미있는 행사일까... 인원이 반도 안오면 이처럼 예산낭비가 따로 없는 건데 포기할까... 불신의 먹구름이 끝없이 지나가다보면 불현 듯 내 기도가 한없이 부족함을 깨닫게 됩니다. 얄팍한 인간적 계산놀음에 또다시 속은 것이 부끄럽습니다. 그토록 여러번 하나님께서 우리의 좁디좁은 마음에 큰 믿음과 은혜를 부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광야의 어리석은 백성처럼 또 다시 불신하고 불평하고 의기소..

기고/TNT 2015.05.29

경이로운 결정

몇 달 전 신대원에서 한 방을 썼던 형님(저보다 5~6살 많아요)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말레이시아로 선교하러 떠난다는 거에요. 중학생 고등학생 두 자녀가 있는데, 어찌 그런 생각을 했는지... 좋은 대학 나와 맘만 먹으면 좋은 직장 취업해서 편안하게 살 수도 있는데, 왜 그리 늦게 신학을 했으며, 또 왜 그리 늦게 선교지로 떠나는지... 머리로는 다 알지만 그 결정이 조금 경이롭게 느껴지더군요. 엊그제 후배가 집에 방문했습니다. 8살, 5살 두 아들을 데리고 다음 주에 일본선교사로 떠난다고 해서 만났습니다. 인구 5만명이 사는 작은 도시에, 불과 교회는 하나. 그것도 20여명의 일본인 성도밖에 없는 작은 교회로 떠나는 후배의 얼굴엔 조금도 그늘이 없었습니다. 어디서 그런 자신감과 열정이 생겼..

기고/TNT 2015.05.29

희망과 낙망의 신비

한 지체가 묻습니다. ‘교회란 무엇인가요?’ 질문하는 목소리에 미세한 파동이 느껴집니다. 질문 이면에 있는 우리 공동체에 대한 서운함과 아쉬움이 살짝 묻어나옵니다. 교회가 무엇이길래 이리도 우리는 교회에 대한 희망을 갖는가, 또 절망하는가, 좋은 교회 행복한 교회 즐거운 교회는 어떻게 구현되는가... 질문은 또다른 질문을 낳습니다. 질문에 이은 의문이 또다른 질문의 꼬리를 잡습니다.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습니다. ‘교회란 무엇인가?’ 우리 청년공동체를 생각하면 희망과 낙망이 뒤섞여있습니다. 부흥하는 모습도 보이고, 정체된 모습도 보입니다. 성장하는 이도 있고, 퇴보하는 이도 있습니다. 뜨거운 이도 있고 차가운 이도 있습니다.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고 예수님을 뒤따르는 제자도 있고, 가진 것을 포기하지 못해 ..

기고/TNT 2015.05.29

교회당 이전에 관하여

질문 : 교회를 배재로 옮긴다고 하는데 맞나요? 대답 : 맞습니다. 그동안 두어군데 후보가 있었는데, 지난 6월5일 공동의회에서 한영교회를 배재학교로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질문 : 그럼, 교회 이름이 배재교회로 바뀌는 건가요? 대답 : ^^ 그렇진 않습니다. 우리교회가 한영학원 부속교회도 아닌데, 바꿀 이유가 없죠. 질문 : 언제 옮기게 되나요? 대답 : 아직 이사 날짜는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교회당이전실무추진소위원회가 결성되어 지난주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학교 측과 협의를 하면 곧 날짜가 결정되겠지요. 9월 이전설부터 내년 3월 이전설까지 말은 무성하지만, 분명한 건 그 사이에 옮긴다는 거겠죠?^^ 질문 : 소위원회에는 어떤 분들이 있나요? 대답 : 지난 주 한영교회주보에 게재됐었는데, 한영..

기고/TNT 2015.05.29

빛공동체 소금공동체

우리 빛소금공동체는 원래 두 부서였습니다. 어린 청년들(대략 25세 이하)을 ‘청년부’라고 불렀고, 그 이상 미혼 청년은 ‘제3청년회’로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2004년부터 가정교회 목장체제가 시작되면서 청년부는 각각 빛공동체(청년부)와 소금공동체(제3청년회)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예배는 함께 드렸지만 조직은 두 개였고, 교역자도 둘이었으며, 수련회도 따로 다녀왔지요. 목장도 따로 구성되어 있었구요. 두 공동체가 하나로 통합된 건 2007년 김승준 목사님이 청년부로 부임하면서부터입니다. 그 때부터 예배 뿐 아니라, 목장구성과 행사 모든 면에서 청년부는 완벽하게 한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2008년 11월부터 섬기게 되었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한 공동체로 있으면서 그 동안 여러 사람들이 다시 ..

기고/TNT 2015.05.29

타인의 고통

한솔 형제가 샘물호스피스로 옮겨졌다는 말을 들은 것은 주일 오전, 1부 예배를 드리기 직전이었다. 심장이 뛰고 순간 머리가 띵 한 게 느껴졌다. 3부 예배 전 나는 한영 동산에 올랐다.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제서야 나는 한솔 형제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를 생각하며 진작 그 고통을 헤아리지 못한 나의 아둔함을 욕했다. 오랫동안 그를 위해 기도했지만, 그의 고통을 조금도 공유하지는 못했었다. MBC 신입사원에 출연중인 성규 형제가 방송 중 실수를 범해 그것 때문에(또한 그와 관련된 일로 인해) 몹시 고통스러워했다. 실수에 비해 그가 받은 고통은 지나치게 과했다. 그런데 우리는 그 고통을 가진 자의 사치인양 생각했다. 그가 보인 눈물 속의 진정성조차 우리는 보고서도 공유하지는 못했다. 엊그제..

기고/TNT 2015.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