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연휴 기간에 읽을 만한 얇은 소설을 찾았다. 아내의 추천으로 읽기 시작했다. 처음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분명 소설인줄 알고 읽었는데 소설이기보다는 어린 시절에 대한 여러 편린들을 추적하는 성찰적 글이라 느껴졌다. 그런데 중간 어느 지점에서부터 공명이 일어났다. 저자가 어린 시절, 그 심각한 사건(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이려고 했던 사건) 이후로, 자신의 가정과 부모 배경이 모두 사립학교에 다니던 저자의 동료, 교사 등의 사람들로부터 경멸의 대상에 속한다는 것을 느낀다. 부모의 처세술, 처세에 근거한 얕은 가정 교육,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말과 행동, 그 이면의 이중성, 기독교 사립학교에서의 의무적 종교교육이 가져다 주는 수치심... 저자는 그 사건이 있었던 열두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싹튼 부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