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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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의 스캔들>, 달라스 윌라드

가히 명불허전이다. 책을 손에 쥐며 품었던 기대에 한 치의 오차 없이 만족스럽다. 진부하지 않은 새로운 해석이되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고, 맨날 들었던 교훈이되 이상하게도 가슴 뛰게 만든다. 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다수의 사람은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 설명하나, 달라스 윌라드는 '하나님 나라'를 보여준다. 그 나라 안에서 살며 체화된 것들을 증언하기 때문이다.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의 임재를 갈망하나 내 육신과 사고와 감정은 너무나 자주 그 나라 밖으로 튕겨나가 버려, 그 나라의 실재가 신기루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그런데 달라스 윌라드는 하나님의 나라를 가져와 보여주니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분명 그의 평생의 열망처럼 영성 훈련의 결과일 것이고, 그로 인해 형성된 그의..

천국을 향한 기다림

시니어매일성경 2025년 3-4월호 기고 잠들다 죽는 게 가장 큰 은혜 삶 저 너머 영원에 속한 무언가가 순식간에 여기 일상으로 넘어와 번쩍일 때가 있다. 무료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뚫고 기쁨이라는 유전이 솟구치며 터져 나오는 순간이다. 2018년 6월의 싱그러운 어느 날, 7, 80대 어르신들 여덟 분을 모시고 교회에서 나들이를 갔었다. 숲속 나무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둥그렇게 앉아 담소를 나누었다. 일상과 영원이 잇대어지며 기쁨이 솟구치는 잊지 못할 순간이 되었다. “나이를 먹으니까, 귀가 안 들려. 근데 그거 좋은 거야. 그 권사는 너무 잘 들려서 괴롭대. 좀 안 들어도 되는 것까지 자세하게 다 들린대. 난 잘 안 들리니 얼마나 좋아~”“늙으면 죽어야 하는데, 죽는 것도 사는 것도 내 맘대로 안 돼...

시니어매일성경 2025.02.20 1

<부끄러움>, 아니 에르노

구정 연휴 기간에 읽을 만한 얇은 소설을 찾았다. 아내의 추천으로 읽기 시작했다. 처음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분명 소설인줄 알고 읽었는데 소설이기보다는 어린 시절에 대한 여러 편린들을 추적하는 성찰적 글이라 느껴졌다. 그런데 중간 어느 지점에서부터 공명이 일어났다. 저자가 어린 시절, 그 심각한 사건(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이려고 했던 사건) 이후로, 자신의 가정과 부모 배경이 모두 사립학교에 다니던 저자의 동료, 교사 등의 사람들로부터 경멸의 대상에 속한다는 것을 느낀다. 부모의 처세술, 처세에 근거한 얕은 가정 교육,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말과 행동, 그 이면의 이중성, 기독교 사립학교에서의 의무적 종교교육이 가져다 주는 수치심... 저자는 그 사건이 있었던 열두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싹튼 부끄..

<인간 치유>, 폴 투르니에

폴 투르니에의 는 그의 첫 번째 책이자, 입문서다.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이 서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 본질에 대한 이런 이해 속에서 폴 투르니에는 정신과 환자들을 치료해 왔는데, 그는 기도와 묵상이 얼마나 큰 처방인지 이해해왔다. "의식계의 위축"이란 학설은 피에르 재니트가 주장한 것으로 정신분석학 학자들에 의하여 발전하였다. 이 학설은 신경증에 대하여 가장 뛰어난 설명을 제시했다. 이 방면의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심층심리에는 자아의 도덕적 이상에 역행하는 성향이 있는데, 이 성향의 실제를 스스로 의식하였을 경우 나 또는 이와 같은 성향이 자신의 양심을 외면하고 행동으로 나타날 경우, 이러한 죄책감 또는 행동은 의식계에서 축출당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하였..

인기글

천국을 향한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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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매일성경 2025.02.20 1

나의 담임 목사님, 달라스 윌라드

*  2025년 1-2월호부터 시니어매일성경에 연재를 시작(당)했다. 두 달에 한번씩 부들부들 떨며 글을 쓴다. 학교 다닐 때 쓴 과제물과 설교문 외에 이렇게 각 잡고 긴 글을 써보기는 처음이다. 과연 몇 번을 더 쓸 수 있을지...   나의 담임 목사님, 달라스 윌라드 너는 목사로서 이런 것들을 알지 못하느냐목사인 나는 금요일 오후가 되면 속절없이 불안 지수가 높아진다. 한두 마디 일상적인 말을 하는데도 에너지가 들고 하릴없이 서성거리게 된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최선을 다해 준비해도 금요일 오후만 되면 마법에 걸린 것처럼 영혼이 시름시름 앓는다. 주일 설교까지 생각하면 암담하기 그지없다. 어느 금요일, 성경을 연구하다 기분 전환도 할 겸 저녁 무렵 산책하러 나갔다. 돌아오니 어느새 날은..

시니어매일성경 2024.12.18 2

<천국과 지옥의 이혼>, C. S. 루이스

죽음은 기정사실이다. 다만 그때를 모를 뿐이다. 모르고 있다가 벼락같이 맞이하는 것보다는 잘 이해하고 있으면서 천천히 대비하며 기대하는 것이 지혜다. 나는 꽤 준비되어 있다. 적어도 죽음이 두렵진 않다. 그다음 세계에 대해서도 적잖은 설렘이 있다. M. 스캇 펙과 C. S. 루이스 덕분이다. 두 천재 작가들이 신학과 판타지를 적절히 섞어서 소망 가득한 소설을 썼다.  "지상은 결국 별개의 장소가 아님을 깨닫게 되리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천국 대신 지상을 선택한 사람은 처음부터 지옥의 한 구역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또 지상을 천국 다음 자리에 놓은 사람은 지상이 애초부터 천국의 일부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10p)  루이스는 아직 그 사후세계에 가보기도 전에, 이 지상의 삶에서 그 세계의 특징을 ..

[이사야 32:1-8] 고귀한 사람들

이사야 32:1-81 “장차 한 왕이 나와서 공의로 통치하고, 통치자들이 공평으로 다스릴 것이다.”2 통치자들마다 광풍을 피하는 곳과 같고, 폭우를 막는 곳과 같게 될 것입니다. 메마른 땅에서 흐르는 냇물과 같을 것이며, 사막에 있는 큰 바위 그늘과 같을 것입니다.  3 “백성을 돌보는 통치자의 눈이 멀지 않을 것이며, 백성의 요구를 듣는 통치자의 귀가 막히지 않을 것이다.4 그들은 경솔하지 않을 것이며, 사려 깊게 행동할 것이며, 그들이 의도한 것을 분명하게 말할 것이다.”5 아무도 어리석은 사람을 더 이상 고상한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며, 간교한 사람을 존귀한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6 어리석은 사람은 어리석은 말을 하며, 그 마음으로 악을 좋아하여 불경건한 일을 하며, 주님께 함부로 ..

렉시오 디비나 2024.11.0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