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기고/TNT

경이로운 결정

신의피리 2015. 5. 29. 16:31

몇 달 전 신대원에서 한 방을 썼던 형님(저보다 5~6살 많아요)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말레이시아로 선교하러 떠난다는 거에요. 중학생 고등학생 두 자녀가 있는데, 어찌 그런 생각을 했는지... 좋은 대학 나와 맘만 먹으면 좋은 직장 취업해서 편안하게 살 수도 있는데, 왜 그리 늦게 신학을 했으며, 또 왜 그리 늦게 선교지로 떠나는지... 머리로는 다 알지만 그 결정이 조금 경이롭게 느껴지더군요.

 

엊그제 후배가 집에 방문했습니다. 8, 5살 두 아들을 데리고 다음 주에 일본선교사로 떠난다고 해서 만났습니다. 인구 5만명이 사는 작은 도시에, 불과 교회는 하나. 그것도 20여명의 일본인 성도밖에 없는 작은 교회로 떠나는 후배의 얼굴엔 조금도 그늘이 없었습니다. 어디서 그런 자신감과 열정이 생겼을까? 신나게 이야기하는 그 친구의 말을 경이롭게 들어주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격려요 축복이었습니다.

 

얼마 전 권진혁 형제와 김정빈 형제가 네팔로 단기봉사를 떠났지요. 그 결정 역시 경이롭습니다. 그에 앞서 1년여 봉사 간 오은주 자매 역시 생각하면 할수록 신비롭습니다. 수년째 그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을 위해 교육선교사로 수고하고 있는 진실로 오시네 선교사 부부는 말할 것도 없지요.

 

불현 듯 여기 이 땅에서 아등바등 먹고살기 위해, 즐기며 사는 것이 최상의 낙인 양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 모습이 부끄러워집니다. 모든 민족이 주께 돌아오기까지 쉬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열정을 그들은 어떻게 갖게 되었을까요? 여기 이 대한민국의 편안한 삶을 어떻게 포기할 수 있었을까요? 영혼을 향한 숭고한 사랑을 어떻게 품게 되었을까요? 부끄러움과 경이로움이 뒤덤벅이 된 토요일 아침입니다.

 

  2011/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