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기고/시니어매일성경 4

하나님의 꿈이 나의 비전이 되고

시니어매일성경 7-8월호 두 교우가 교회를 떠나겠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한 분은 교회가 좀 더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는 사회적인 약자들 편에 서야 할 뿐만 아니라 불의에 항거하는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우리 사회의 비민주적인 행태에 대해서 교회가 지나치게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사인 내가 설교에서 적극적으로 피력하지 않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도 했다. 다른 한 분은 십일조 폐지를 주장했다. 십일조는 구약 유대인들에게 주어진 율법으로써 예수님의 오심으로 인해 이제는 십일조를 지킬 의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십일조는 목사들이 자기 목회 성공을 위해 악용하기 쉽고 성도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으므로 당장 폐지해야만 한다고 여러 차례 요구해 왔다. 두 분의 주장은 ..

부족함이 없는 삶

시니어매일성경 5-6월 호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독감에 걸렸다. 가래가 끓고 삭신이 쑤신다. 초기에 잡겠다는 일념으로 병원 문이 열리기도 전에 가서 대기한다. 한 시간여만에 진료실로 들어간다. 앳되어 보이는 젊은 의사는 친절한 듯한데 에이아이(AI)처럼 대답한다. 마치 매뉴얼을 보고 질문하는 것 같다. 한 5분 정도 걸렸을까. 의사와 환자 사이에 정서적 교감과 인격적 교류는 단 1초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럴 거면 정말 AI 의사에게 진단을 받아도 될 것 같다.독감 때문에 주일 설교를 포기했다. 그러자 증상은 더 악화된다. 삭신을 공격하던 바이러스는 이번엔 장염을 유발한다. 기침할 때는 기관지가 뽑혀 나올 것 같더니 이제는 대장이 다 뽑혀 나올 기세다. 위아래로 진격해오는 질병에 기운이 달린다. ..

천국을 향한 기다림

시니어매일성경 2025년 3-4월호 기고 잠들다 죽는 게 가장 큰 은혜 삶 저 너머 영원에 속한 무언가가 순식간에 여기 일상으로 넘어와 번쩍일 때가 있다. 무료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뚫고 기쁨이라는 유전이 솟구치며 터져 나오는 순간이다. 2018년 6월의 싱그러운 어느 날, 7, 80대 어르신들 여덟 분을 모시고 교회에서 나들이를 갔었다. 숲속 나무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둥그렇게 앉아 담소를 나누었다. 일상과 영원이 잇대어지며 기쁨이 솟구치는 잊지 못할 순간이 되었다. “나이를 먹으니까, 귀가 안 들려. 근데 그거 좋은 거야. 그 권사는 너무 잘 들려서 괴롭대. 좀 안 들어도 되는 것까지 자세하게 다 들린대. 난 잘 안 들리니 얼마나 좋아~”“늙으면 죽어야 하는데, 죽는 것도 사는 것도 내 맘대로 안 돼...

나의 담임 목사님, 달라스 윌라드

*  2025년 1-2월호부터 시니어매일성경에 연재를 시작(당)했다. 두 달에 한번씩 부들부들 떨며 글을 쓴다. 학교 다닐 때 쓴 과제물과 설교문 외에 이렇게 각 잡고 긴 글을 써보기는 처음이다. 과연 몇 번을 더 쓸 수 있을지...   나의 담임 목사님, 달라스 윌라드 너는 목사로서 이런 것들을 알지 못하느냐목사인 나는 금요일 오후가 되면 속절없이 불안 지수가 높아진다. 한두 마디 일상적인 말을 하는데도 에너지가 들고 하릴없이 서성거리게 된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최선을 다해 준비해도 금요일 오후만 되면 마법에 걸린 것처럼 영혼이 시름시름 앓는다. 주일 설교까지 생각하면 암담하기 그지없다. 어느 금요일, 성경을 연구하다 기분 전환도 할 겸 저녁 무렵 산책하러 나갔다. 돌아오니 어느새 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