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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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는 남자의 언어

2006-3-16에 썼던 글 - 지금도 100% 동의함 --------------------------------------- 결혼 7년차, 아내가 '미안해'라고 먼저 말하지 않는 이유가 풀렸다. 나는 아내와 갈등이 생기면, 우선 그 어색함과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내가 잘못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가급적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편이다. 아주 명백하게 내가 잘못한 경우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경우, 먼저 잘못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난 후 아내와 이것저것 갈등의 이유를 풀어보는데, 그러다보면 꼭 내가 먼저 잘못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럴 땐 좀 억울하다. 그런데, 암만 생각해 보아도 어떤 사안에 경우 분명 아내가 잘못한 것 같은데, 내 아내는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잘 안한다.(최근 1~..

남편은 쓰레기 통이다

쓰레기통이 꽉 찼나보다. 쓰레기를 받을 자리가 없다. ㅜㅜ 쓰레기 비우고 와야지... 아래의 글은 2005-12-9 에 쓴 글. --------- 시부모님과 한집살이 하는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느낄 때가 많다. 특히나 어머니께서 며느리에게 좀 거칠게 말씀하신다거나, 이런 저런 일로 부려먹을 때(?) 괜히 아내 편 들었다가 한 소리 듣기 쉽상이다. 워낙 깐깐하고 대가 쎈 어머니시라, 아들인 나도 그런 얘기 쉽게 못한다. 사람들 앞에서 싹싹하고 거절 못하고 항상 밝은 얼굴로 대하는 아내, 알아서, 앞서서 다 뒤치다꺼리 하고 난 후, 늦은 밤이 되면 얼굴에 그늘이 진다. 그리고는 쉬임없는 불평이 쏟아진다. "당신하고 결혼했다는 것 때문에 왜 내가 이 고생해야 돼?" "당신이 먼저 고생을 자초..

방전

1월 초부터 2월 중순인 지금까지 영적 상태가 하강곡선을 그렸다. 귓가에서 무서운 소리가 맴맴 울렸다. "너~ 기도 안하면 주~거!" 목회의 길로 들어선 자가 기도 - 하나님과의 깊은 인격적인 만남에 소홀하다면 그건 치명적이다. 기도와 말씀에 소홀한 목회자의 말로는 뻔하다. 자기도 죽고, 교인도 죽는다. 예배와 설교에서, 교사에게 주는 영향력에서, 이미 내게 영적 감화력이 상실되어 감을 느끼고 있었다. 가정에서도 그 기운이 감지된 지 꽤 되었건만 결국 추락하던 자는 낙하산도 펴지지 않고, 날개도 부러지고 말았다... 어디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두뇌에서 번개가 번쩍 치고 가면서 순간적으로 나는 실체를 보았다. 나는 본.성.상.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편이다. 남이 내게 시동을 거는 일은 없고, 내 안에서..

헨리 나우웬, 제네시 일기

제네시 일기 헨리 나우웬 , 성찬성, 바오로딸, 1989-12-20 1. 이 책은 헨리 나우웬이 1974년 6월 1일부터 12월 말까지 뉴욕북부에 있는 트라피스트 수도원인 제네시 수도원에서 기거하며 기록한 일기이다. 2. 심리학과 신학을 공부했고, 어려서부터 신비신학과 영성에 관심이 많았던 헨리 나우웬은 그의 바램대로 신학과 심리학을 병행하며 대학에서 가르치는 자가 되었다. 그러나 그 자신이 알고 있는 '영성생활'에 몹시 혼돈을 느꼈다. 자신의 말과 생각이 매우 이중적이 되어 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는 이 수도원에 믿을만한 수도원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7개월을 몸 담게 되었다. 거기서 그는 단순한 수도생활 - 기도와 노동 - 을 하며 매일매일 일상과 거기서 건저 올린 묵상을 일기로 기록했다. 3. 나는..

첫 설교

다음 주 수요일에 첫 설교를 한다. 지난 15년 간 강단 위에서 설교하는 꿈을 꾸웠다. 그리고 이제 그 꿈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내가 왜 그토록 설교하고 싶어했는지 정확히 그 이유는 모르겠다. 그저, 하나님께서 내게 '설교자'로 부르신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에 참 살아있는 제대로 된 설교자가 과연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무척 자신없어진다. 하나마나한 설교, 아무런 울림이 없는 설교, 정말 들어주기 곤란한 그런 설교, 논리도 안맞고 열정도 없는 설교, 성경 얘기만 하고 삶이 없는 설교... 나는 이런 부류의 설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오늘 다음주 수요일에 할 첫 설교의 첫작업으로써 개요를 작성했고, 어설프게나마 내용을 작성해보았다. 물론 지난 며칠 간 머릿속에..

헨리 나우웬의 국내 번역서

헨리 나우웬의 국내 번역서들 거울 너머의 세계 | 윤종석 역 | 두란노 | 1998년 03월 고독의 영성 | 홍은해 역 | 아침 | 2001년 06월 긍휼 | 김성녀 역 | IVP | 2002년 07월 기도의 삶 : 꼭 필요한 것 한가지 | 윤종석 역 | 복있는사람 | 2001년 12월 나우웬과 함께하는 아침 | 편집부 역 | IVP | 2002년 01월 나홀로 주님과 함께 | 신선명 역 | 아침 | 2006년 11월 내 주를 가까이 | 엄성옥 역 | 은성 | 1992년 12월 노인의 영광은 백발 | 최종수 역 | 한국기독교연구소 | 2001년 11월 두려움을 이긴 사랑: 순교자의 사랑이야기 | 최규택 역 | 그루터기하우스 | 2006년 12월 뜨거운 마음으로(소책자) | 정한교 역 | 분도 | 1997..

축구와 기윤실

오늘 축구를 했다. 기윤실(기독교윤리실천운동) 간사들과 뉴조(뉴스앤조이) 기자들 간에 축구 시합이 있었는데, 기윤실 멤버의 부족으로 호출을 받았다. 전직 기윤실 간사라고 말이다. 용산 한강 고수부지에서 추운 영하의 날씨에 좋은 사람들이랑 꽤 즐겁게 축구시합을 했다. 수많은 골찬스에서 골을 못넣은 것은 속상하지만 말이다.. 경기 중에 핸들링 반칙을 종종 봤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진해서 반칙을 고백하지 않는 게 영 찜찜했다. 적어도 기윤실과 뉴조 멤버들은 그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들이 스쳐갔다. 아뿔사 그런데 어쩌다가 공이 내 손에 맞았다.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 듯하고, 나에게 공격의 기회가 이어졌다. 아주 짧은 영점 영영초의 갈등의 순간이 지나자마자 나는 그냥 모른 척 지나쳤다. 누군가의 이중성을..

가족과 가장

구례에서 하동으로 가는 길의 운치가 장난 아니다. 왼쪽으로는 지리산이 웅장하게 뻗어있고, 오른쪽으로는 섬진강이 호젓하게 흐른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르는 중간에 화개장터가 있고, 녹차밭이 길게 늘어서있다. 보성에서 출발해서 구례를 거치는 사이 두 아이는 이미 오래전에 잠들었고, 아내도 이 멋진 풍경을 포기하고 잠이 들었다. 홀로 산길, 강길을 운전했다. 가족들을 태우고 먼길 운전할 때면 조심스러워진다. 한 집안에 가장이라는 책임감과 무게는 특히 이럴 때 인식된다. 조용해서 좋기도 하지만 고독하기도 하고, 사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기도 하지만, 이내 내 사색의 주제는 '가족'이 되고 만다. 화개장터에 다다라서 온 가족이 하나둘 잠에서 깨어났다. "여보! 오른쪽 좀 봐! 여기가 섬진강이야!" "왼쪽 ..

대표기도문

경건회 대표기도를 하게 됐다. 너무 길어서 많이 줄인다고 한 게 이정도다. ㅜㅜ 총각들이 많이 은혜 받았다고들 한다. ^^ 대표기도문/ 2006. 11. 21 화요일 경건회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온유하고 겸손하신 주님, 이 세상이 알 수도 없고, 줄 수도 없는, 하늘의 평안을 선물로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 시간 참되고 영원한 안식의 근원되시는 좋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주님, 보잘 것 없는 미천한 존재였던 저희들을 택하사 자녀 삼으시고, 이 곳 선지동산으로 보내 말씀의 사역자로 훈련받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신입생 포부(抱負)? 포부(怖仆)!

학교에서 발간하는 에 기고한 글이다. 신입생을 대표해서 글을 쓰게 되었다. 신입생 포부에 대해 쓰라고 했지만, 포부가 없어 글을 쓰는 데 애먹었다. 신입생 포부(抱負)? 포부(怖仆)! 김종필(1학년) 포부(抱負)? 신입생 포부를 밝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신입생은 출발선상에 있으니 응당 포부가 있겠거니 생각했으리라. 허나 유감스럽게도 내겐 포부가 없다. 그래도 혹 모르니 마음 속 어딘가에 먼지 쌓인 포부 한조각이나마 있지 않을까 싶어 며칠간 후레쉬를 들고 샅샅이 마음을 뒤져 보았다. 역시 애석한 일이다. 내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암만 생각해 보아도 내겐 포부가 없다! 답답한 마음에 국어사전을 뒤져 보았다. 포부를 이렇게 정의해 놓았다. “마음속에 지닌, 앞날에 대한 생각이나 계획 또는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