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어느 새벽, 교회당 뒷구석에 앉아 기도하고 있을 때, 불현듯 현재 내가 하는 기도는 '기도'가 아니라, 곧 하게 될 '설교'를 재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 마음 기저에는 역시 사람들로부터 '좋은 설교를 잘 했다는 칭찬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이 숨어있었다. 2.'설교'란 무엇일까? 도대체 내가 누굴 가르칠 자격이나 있나? 하는 생각에 이르자, 구상하고 있던 모든 것이 시시하게 느껴졌다. 그리고는 곧 당당하게 물 위를 걷다 물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베드로의 공포가 떠올랐다. 나도 두려웠다. 가르칠 게 없고, 가르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설교자'가 되어 곧 '설교'를 하게 된다는 사실이 두려웠다.3.말씀을 읽다가 말씀이 나를 읽어 버린 게 있다면, 그걸 드러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내 설교의 수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