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세미한 소리를 듣다 42

신입생 포부(抱負)? 포부(怖仆)!

학교에서 발간하는 에 기고한 글이다. 신입생을 대표해서 글을 쓰게 되었다. 신입생 포부에 대해 쓰라고 했지만, 포부가 없어 글을 쓰는 데 애먹었다.  신입생 포부(抱負)? 포부(怖仆)! 김종필(1학년)  포부(抱負)?신입생 포부를 밝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신입생은 출발선상에 있으니 응당 포부가 있겠거니 생각했으리라. 허나 유감스럽게도 내겐 포부가 없다. 그래도 혹 모르니 마음 속 어딘가에 먼지 쌓인 포부 한조각이나마 있지 않을까 싶어 며칠간 후레쉬를 들고 샅샅이 마음을 뒤져 보았다. 역시 애석한 일이다. 내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암만 생각해 보아도 내겐 포부가 없다! 답답한 마음에 국어사전을 뒤져 보았다. 포부를 이렇게 정의해 놓았다. “마음속에 지닌, 앞날에 대한 생각이나 계획 또는 희..

나 파마했다

새해가 됐는데, 전혀 새해 기분이 안 났다. 새해 첫날부터 복통으로 고생한 탓도 있고(그 복통의 원인은 맹장염이었다), 아직 남은 학교 과제물도 영향을 준 것 같다. 특새가 계속 새해맞이를 재촉했지만, 내 마음의 중심은 여전히 '옛과제'에 머물러 있었다. 나이도 속일 수 없었겠지...앞으로의 일에 기대감도 없이, 지난 일에 대한 기억도 없이, 자질구레한 현재 일에 코를 쳐박고 어정쩡한 태도로 우왕좌왕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삶의 주도성이 없었다. 심장이 약동하지도 않았다. 아내의 정서가 통과하고 있는 터널은 아직도 길어 보였다. 쉬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아내를 돕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과 노는 것도 아니고, 기도하는 것도 아니고, 나는 뭣하고 있는 건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