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세미한 소리를 듣다

첫 설교

신의피리 2007. 2. 8. 16:34
다음 주 수요일에 첫 설교를 한다. 지난 15년 간 강단 위에서 설교하는 꿈을 꾸웠다. 그리고 이제 그 꿈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내가 왜 그토록 설교하고 싶어했는지 정확히 그 이유는 모르겠다. 그저, 하나님께서 내게 '설교자'로 부르신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에 참 살아있는 제대로 된 설교자가 과연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무척 자신없어진다.
하나마나한 설교, 아무런 울림이 없는 설교, 정말 들어주기 곤란한 그런 설교, 논리도 안맞고 열정도 없는 설교, 성경 얘기만 하고 삶이 없는 설교... 나는 이런 부류의 설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오늘 다음주 수요일에 할 첫 설교의 첫작업으로써 개요를 작성했고, 어설프게나마 내용을 작성해보았다. 물론 지난 며칠 간 머릿속에는 온통 설교에 대한 생각뿐이었기 때문에 이미 시작은 오래전부터 한 셈이다.

잘 해야 한다는 강박감,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 이런 감정들은 비단 단순한 성공에 대한 부담을 넘어 사람들에 대한 기대와 반응까지 염려하는 태도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이런 인간적 태도들을 완전히 근절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간구하는 바는 이런 내 욕구보다도 오늘, 우리 성도들에게 꼭 필요한 말씀을 조금도 주저함없이 성령의 능력과 나타나심을 따라 설교할 수 있길 기대할 뿐이다. 이 조차 욕심이라 한다면 별수 없다. 이 욕심이라도 가져야 겠다. 나는 사라져줘도 괜찮다.

그런데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지금 나를 시험하고 있다. 말씀의 주제는 "영적 목마름"인데, 정작 내가 지금 점점 영적 가뭄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눈물도 없고, 깨달음도 없고, 뻑뻑한 내 영혼, 돌 같은 내 마음, 밋밋한 신앙만이 지금의 나를 규정하고 있다.

주님, 깨닫게 하소서. 지금, 여기서, 내 인생의 목적과, 나를 향한 당신의 마음과, 내어정쩡한 죄된 습성을... 깨닫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