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세미한 소리를 듣다

방전

신의피리 2007. 2. 17. 18:34

1월 초부터 2월 중순인 지금까지 영적 상태가 하강곡선을 그렸다.
귓가에서 무서운 소리가 맴맴 울렸다.
"너~ 기도 안하면 주~거!"

목회의 길로 들어선 자가 기도 - 하나님과의 깊은 인격적인 만남에 소홀하다면 그건 치명적이다.
기도와 말씀에 소홀한 목회자의 말로는 뻔하다. 자기도 죽고, 교인도 죽는다.

예배와 설교에서, 교사에게 주는 영향력에서, 이미 내게 영적 감화력이 상실되어 감을 느끼고 있었다.
가정에서도 그 기운이 감지된 지 꽤 되었건만
결국 추락하던 자는 낙하산도 펴지지 않고,
날개도 부러지고 말았다...

어디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두뇌에서 번개가 번쩍 치고 가면서 순간적으로 나는 실체를 보았다.

나는 본.성.상.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편이다. 남이 내게 시동을 거는 일은 없고, 내 안에서 천천히 전기가 흘러야 비로소 움직이는 것 같다. 그래서 대체로 느리다. 입력과 출력의 간격이 길다. 길다보니 방전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안다. 내 나이 30대 중반이니 그걸 모를 리가 있겠는가!

엄청나게 인텐시브한 신학수업을 마친 후  내 영혼이 '쉼'의 체체로 들어가야 하는데, 너무 들어가고 말았다. 그때 그때 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본성상 늦다보니, 자꾸 미루고 미루고 미루고 미루고 미루고...그러다가 해야 할 일도 못하고 말았다. 기도와 말씀이 시동을 걸어줘야 하는데, 그조차 스파크를 일으키기에 부족했나보다. 나름대로 최근 안간힘을 쓴다고 했는데...

성경학교가 코 앞인데, 내 영혼에 불이 안 붙는다.. 첫수요설교는 벌써 본문만 세 번 바뀌고 개요만 수없이 다시 짰다. 내 안에서 울지 않으니 말과 말이 헛돌고 헛돌 뿐이다. 그 사이에 남편과 아빠로서의 해야 할 일도 망각해 버렸다. 뺨을 맞아도 싸다.

이번에도 이 '쓰기'가 나를 구원으로 인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