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세미한 소리를 듣다

축구와 기윤실

신의피리 2007. 2. 2. 23:29
오늘 축구를 했다. 기윤실(기독교윤리실천운동) 간사들과 뉴조(뉴스앤조이) 기자들 간에 축구 시합이 있었는데, 기윤실 멤버의 부족으로 호출을 받았다. 전직 기윤실 간사라고 말이다. 용산 한강 고수부지에서 추운 영하의 날씨에 좋은 사람들이랑 꽤 즐겁게 축구시합을 했다. 수많은 골찬스에서 골을 못넣은 것은 속상하지만 말이다..

경기 중에 핸들링 반칙을 종종 봤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진해서 반칙을 고백하지 않는 게 영 찜찜했다. 적어도 기윤실과 뉴조 멤버들은 그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들이 스쳐갔다. 아뿔사 그런데 어쩌다가 공이 내 손에 맞았다.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 듯하고, 나에게 공격의 기회가 이어졌다. 아주 짧은 영점 영영초의 갈등의 순간이 지나자마자 나는 그냥 모른 척 지나쳤다.

누군가의 이중성을 비난하기는 쉽다. 그냥 맘 가는대로 생각하고 입 벌리는 대로 지껄이면 그것 자체가 아주 멋진 비판이 되곤 한다. 그런데 나 자신도 별반 다를 바 없는 존재이며, 그럴 수록 더 정직해야 함을 증명해 내는 것은 실로 어렵다.

가급적 비판은 신중하게 하자. 이왕이면 나를 먼저 돌아보는 습관을 갖고, 이중 플레이의 악습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해 보자.

처남(교회개혁실천연대 실장)과 함께 집으로 돌아와 그쪽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듣다 보니, 다시 기독시민운동에 대해 목마름이 생긴다. 기윤실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 했다면 지금쯤 나는... 신대원을 마치고 다시 필드로 뛰어드는 것은 어떤가? 예전엔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 무척 자책했지만 지금은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

돌아보면 기윤실 간사가 되고,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다시 Young2080에서 큐티진을 편집하게 되고, 그 이후에 신대원에 들어가게 된 건 하나님의 섭리임이 분명하다. 그 발자취 하나하나가 내 계획과는 관계없었고, 하나님께서 인도하셨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내 삶도 그리 인도하시리라 믿는다. 하나님나라 운동에 쓰임받는 일꾼이 되길 오래전에 기도했고, 지금도 그 마음 변함없다. 인도하시는 그분께 마음을 열고, 그 뜻을 묵상하고 순종하기만 하면 될 것이다. 지금 여기서 그분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 주께서 쓰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