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26:1-20
1 히스기야 왕 제 십사 년에, 앗시리아 왕 산헤립이 올라와서, 견고한 유다의 모든 성읍을 공격하여 점령하였다. 2 그래서 앗시리아 왕은 라기스에서 랍사게에게 많은 병력을 주어, 예루살렘의 히스기야 왕에게로 보냈다. 그는 빨래터로 가는 큰길 가 윗저수지의 수로 옆에 주둔하였다. 3 그때에, 힐기야의 아들 궁내대신 엘리야김과 서기관 셉나와 아삽의 아들 역사 기록관 요아가, 그를 맞으러 나갔다.
4 랍사게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히스기야에게 전하여라. 위대한 왕이신 앗시리아의 임금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네가 무엇을 믿고 이렇게 자신만만 하냐? 5 전쟁을 할 전술도 없고, 군사력도 없으면서, 입으로만 전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네가 지금 누구를 믿고 나에게 반역하느냐? 6 너는 부러진 갈대 지팡이 같은 이 이집트를 의지한다고 하지만, 그것을 믿고 붙드는 자는 손만 찔리게 될 것이다. 이집트 왕 바로를 신뢰하는 자는 누구나 이와 같이 될 것이다. 7 너는 또 나에게, 너희가 주 너희의 하나님을 의지한다고 말하겠지마는, 유다와 예루살렘에 사는 백성에게, 예루살렘에 있는 이 제단 앞에서만 경배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산당과 제단들을 다 헐어 버린 것이, 바로 너 히스기야가 아니냐!’
8 자, 이제 나의 상전이신 앗시리아의 임금님과 겨루어 보아라. 내가 너에게 말 이천 필을 준다고 한들, 네가 그 위에 탈 사람을 내놓을 수 있겠느냐? 9 네가 나의 상전의 부하들 가운데서 하찮은 병사 하나라도 물리칠 수 있겠느냐? 그러면서도, 병거와 기병의 지원을 얻으려고 이집트를 의존하느냐? 10 이제 생각하여 보아라. 내가 이곳을 멸망시키려고 오면서, 어찌, 너희가 섬기는 주님의 허락도 받지 않고 왔겠느냐? 주님께서 친히 나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땅을 치러 올라가서, 그곳을 멸망시키라고 이르셨다.”
11 엘리야김과 셉나와 요아가 랍사게에게 말하였다. “성벽 위에서 백성이 듣고 있으니, 우리에게 유다 말로 말씀하지 말아 주십시오. 이 종들에게 시리아 말로 말씀하여 주십시오. 우리가 시리아 말을 알아듣습니다.”
12 그러나 랍사게는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나의 상전께서 나를 보내셔서, 이 말을 하게 하신 것은, 다만 너희의 상전과 너희만 들으라고 하신 것이 아니다. 너희와 함께, 자기가 눈 대변을 먹고 자기가 본 소변을 마실, 성벽 위에 앉아 있는 저 백성에게도 이 말을 전하라고 나를 보내셨다.”
13 랍사게가 일어나서, 유다 말로 크게 외쳤다. “너희는, 위대한 왕이신 앗시리아의 임금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14 임금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히스기야에게 속지 말아라. 그는 너희를 구원하여 낼 수 없다. 15 히스기야가 너희를 속여서, 주님께서 너희를 구원하실 것이며, 이 도성을 앗시리아 왕의 손에 절대로 넘겨 주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하면서, 너희로 주님을 의지하게 하려 하여도, 너희는 그 말을 믿지 말아라. 16 히스기야의 말을 듣지 말아라.’
앗시리아의 임금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와 평화조약을 맺고, 나에게로 나아오라. 그리하면, 너희는 각각 자기의 포도나무와 자기의 무화과나무에서 난 열매를 따먹게 될 것이며, 각기 자기가 판 샘에서 물을 마시게 될 것이다. 17 이제 곧 내가 가서, 너희의 땅과 같은 땅, 곧 곡식과 새 포도주가 나는 땅, 빵과 포도원이 있는 땅으로, 너희를 데려갈 터이니, 18 히스기야가 너희를 꾀어, 주님께서 틀림없이 너희를 구원하실 것이라고 말하더라도, 너희는 속지 말아라. 뭇 민족의 신들 가운데서, 그 어느 신이 앗시리아 왕의 손에서 자기 땅을 구원한 일이 있느냐?
19 하맛과 아르밧의 신들은 어디에 있으며, 스발와임의 신들은 또 어디에 있느냐? 그들이 사마리아를 나의 손에서 건져내었느냐? 20 여러 민족의 신들 가운데서 그 어느 신이 나의 손에서 자기 땅을 구원한 일이 있기에, 너희의 주 하나님이 나의 손에서 예루살렘을 구원할 수 있겠느냐?’”
유다 왕 히스기야 14년, 주전 701년에 예루살렘은 앗시리아 군대에 포위됩니다. 이미 앗시리아는 유다의 거의 대부분의 성읍을 정복했고, 앗시리아의 왕 산헤립은 예루살렘의 관문 성읍인 ‘라기스’에 주둔해 있습니다. 산헤립은 랍사게와 병력을 예루살렘에 보냅니다. 유다에서는 엘리야김, 셉나, 요아 세 사람이 나섭니다. 그리고 이제 두 나라의 각 협상단이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전쟁 양상에 대해 대화를 나눕니다.
앗시리와 산헤립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랍사게는 항복을 요구합니다. 항복을 요구하면서 그는 유다의 왕과 신하들을 모욕합니다.
모욕 1. ‘네가 무엇을 믿고 이렇게 자신만만 하냐? 전쟁을 할 전술도 없고, 군사력도 없으면서, 입으로만 전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네가 지금 누구를 믿고 나에게 반역하느냐?’
산헤립과 랍사게는 유다 왕 히스기야가 하나님만 믿고 까분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세상에서 힘 좀 써서 권세 좀 얻었다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착하게 사는 이들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일이 생깁니다. ‘네가 하나님 믿는다고 뭐 다 될 줄 아냐? 차라리 내 주먹을 믿으라.’
모욕 2. ‘내가 이곳을 멸망시키려고 오면서, 어찌, 너희가 섬기는 주님의 허락도 받지 않고 왔겠느냐?’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유다와 히스기야를 모욕하다 못해, 그들이 섬기는 하나님까지 모욕하고 있습니다. 마치 자신들이 부를 수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모욕 3. ‘히스기야에게 속지 말아라. 그는 너희를 구원하여 낼 수 없다.’
랍사게는 유다의 백성들이 다 들으라고 일부러 히브리 말로 말합니다. 왕과 백성들의 사이를 이간질합니다. 그러면서 온갖 감언이설로 백성들을 속입니다. 자신과 평화조약을 맺으면 히스기야보다 더 좋은 것을 더 많이 주겠다고 말합니다. ‘반역을 그치고 조공을 바치고 내 앞에 무릎을 꿇고 경배하면, 내가 많은 것을 너에게 주겠다.’
언 듯 보면 앗시리아 왕 산헤립이 유다 왕 히스기야보다 훨씬 더 강해 보입니다. 앗시리아 사람들이 섬기는 신이, 유다가 섬기는 여호와 하나님보다 더 커 보입니다. 저들은 강자이고, 우리는 약자가 되었습니다. 저들은 크고 많고, 우리는 작고 적습니다. 저들은 온갖 수단방법 가리지 않으나, 우리는 하나님의 선하신 그 법과 지혜만을 의지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우리가 작은 것 같고, 그래서 위축되고, 두렵습니다. 모욕당합니다.
‘네가 무엇을 믿고 이렇게 자신만만하냐?’
그들 눈엔 우리가 믿는 하나님의 크기가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 눈엔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얼마나 인내하시는지 모를 것입니다. 그들 눈엔 우리가 믿는 하나님의 사랑이, 하나님의 지혜가, 하나님의 섭리하심이 얼마나 신비인지 모를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압니다. 그래서 나는 주님만을 의지합니다. 그래서 가진 바 없어도, 이렇게 자신만만할 수 있습니다. ‘네가 무엇을 믿고 이렇게 자신만만하냐?’고 세상이 묻는다면, 아주 고마운 일입니다. 내가 믿고 의지하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주님, 세상 파고가 거대하게 밀려올 때, 여러 것들이 우리를 둘러쌀 때, 더더욱 주님만을 의지하게 하소서. 세상이 나를 모욕할지라도, 주님만이 내 마음 알아주시니, 힘을 내어 일어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