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시작 30분 전, 저는 극 긴장모드로 전환됩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봐선 이 30분 동안 뭘 했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마음을 유지했는지, 무얼 구했는지에 따라 그날의 예배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것저것 챙기느라 마음이 분주하고, 이 사람 저 사람 인사하느라 마음이 산만해진 날은 영락없이 예배 인도가 횡설수설 엉망진창이 되곤 합니다. 예배가 그냥 인도한다고 해서, 그냥 앉아 있는다고 해서 저절로 은혜가 되는 건 아닌 게 분명합니다.
저는 예배 전 30여분을 남겨놓고서는 가급적 기도하려고 합니다. 먼저 찬양팀의 찬양 연습의 소리를 가만히 듣습니다. 저들의 악기연주와 목소리 이면에 있는 하나님을 향한 갈망을 느끼려고 애씁니다. 그리고 저들에게 성령을 부어주시길 기도합니다. 그러면 어느 새 목이 맬 때도 있습니다. 그 귀한 토요일 오후를 연습한다고 모이고, 남들보다 일찍 모여서 또 연습하는 저 젊은이들의 헌신이 얼마나 귀하게 느껴지는지... “하나님께서 반드시 저들에게 복 주셔야 합니다.”라며 간곡하게 기도하게 됩니다.
그 다음, 내가 누구인지, 나는 왜 여기 있는지, 내 사명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저는 항상 첫 마음을 생각합니다.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하나님의 은혜요, 하나님의 계획이요, 하나님의 소원일 뿐이니, 그저 저는 그 신비로운 계획 안에 잠기길 원할 뿐입니다. 스킬을 구하지 않습니다. 화려한 말을 구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반응과 환호를 구하지 않습니다. 결과는 내려놓습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보려고 총력을 기울입니다. 상상의 나래를 펴서 골고다 십자가 아래로 공간 이동합니다. 오순절 다락방에서 120 성도들 틈에 껴서 함께 기도하는 제 자신을 상상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새 여기 앉아 있는 젊은이들, 이곳으로 오고 있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영혼이 느껴집니다. 그들의 스트레스와 두려움과 영원한 것에 대한 갈망을 생각하게 됩니다. 오! 주님, 저들의 필요를 과연 누가 채울 수 있을까요? 주님께서 친히 오셔서 우리의 목마름을 해결해 주소서! 저들에게 구원의 기쁨과 동행하는 주님의 손길을 느끼게 하소서! 절망의 문턱을 넘어 희망의 미래로 뻗어나가게 하소서! 넘어져도 울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를 주소서!
이 글을 쓰는 지금, 예배에 임재하실 하나님의 영광으로 인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하나님의 영,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 우리 예배를 가득 메워, 그 안에 거하는 모든 젊은이들의 영혼을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실 영광스러운 예배를 꿈꿉니다.
2010/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