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에 <더 클래식>이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우리 공동체 지체들은 많이들 가봤겠지요? 저도 한 달에 2~3번은 가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몇 명의 목자들과 카페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꽉 찬 손님들의 95%가 우리 교회 사람들이었거든요. 사실 제가 그곳에 갈 때마다 두 번에 한 번꼴로 우리 교회 사람들을 거기서 만난답니다. 이 정도라면 <더 클래식>에서 우리 교회 사람들에겐 50% 할인권이라도 내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왜 우리 청년들이 <더 클래식>에 자주 갈까요? 다른 데보다도 더 커피값이 비싼데도 말이죠. 저는 왜 그 동네에 많은 카페 중에 꼭 그곳만 갈까요? 사람마다 이유가 다르겠지요? 저는 말이죠, 그곳에 가면 몸과 마음이 편해진답니다. 우선 의자가 편해서 좋아요. 다른 커피숍들은 쿠션도 없는 딱딱한 의자들인 경우가 많아요. 후딱 마시고 일어나 가라는 메시지가 읽혀져요. 그런데 클래식은 크고 푹신푹신한 쇼파라서 그런지 한 번 눌러 앉아면 일어나기가 싫더라구요. 인테리어도 제겐 한 몫 합니다. 제 아내는 몹시 그곳을 질투하지만, 전 심플하면서도 다소 구시대 다방 풍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오히려 그게 좋더군요. 음악은? 역시 클래식이어서 굳입니다.^^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 소리 요란한 카페는 딱 질색인데, 그곳은 19세기식의 여유와 단조로움을 좋아하는 제겐 안성맞춤인 것 같아요.
사실 제가 그곳을 자주 찾는 이유는 드립 커피의 맛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요인은 주인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갈 때마다 나를 알아봐 주는 50대 중년 부부의 소탈하면서도 친절한 인사가 저를 다시 그곳으로 끄는 것 같아요. 다소 어설퍼 보이는 그분들의 서비스에서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고, 적당한 시간이 되면 양질의 다른 커피를 맛볼 수 있도록 리필해 주기도 하죠. 그치만 그분들은 딱 거기까지 친절할 뿐입니다. 대화를 방해할 정도로 간섭하지도 않아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 커피와 미소, 서비스만 제공할 뿐이에요.
저는 그분들이 정말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걸로 장사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 있겠지만, 사람들을 오로지 이윤추구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않는 그분들의 아마추어적인 태도가 참 좋습니다. 부디 그 이상 더 세련된 서비스, 고상한 서비스에 도전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더 클래식>을 생각하면서 자꾸 가보고 싶은 목장은 어떤 곳일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여러분들의 목장은 계속 사람들을 끄는 매력적인 공동체인가요? ^^
2010/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