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오늘이선물이다 2

[제주안식27-1] 일몰의 아름다움

제주 생활 27일째다. 내가 얻은 숙소는 서향이다. 제주 서쪽 바다로 해가 떨어지는 장면을 숙소 창으로 볼 수 있다. 안타깝게도 한 번도 해가 바다 뒤로 넘어가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서너 번 정도 비슷한 장면을 봤다. 해가 바다를 향해 서서히 내려앉았는데 아쉽게도 구름인지 먼지인지가 바다보다 먼저 해를 삼켜 버렸다. 나름 멋있었다. 그러나 아쉬웠다.  오늘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종훈 형제, 동조 형제를 배웅하고 차를 렌트해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 오랜만에 운전하니 좋았다. 일부러 서북쪽 해안도로로 들어가다 무심코 하늘을 봤다. 맑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고, 태양이 엄청난 빛을 발산하며 바다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그 장면을 계속 바라보며 해안도로를 달린다. 협재해수욕장에 잠시 차를 주차하고 바다..

[제주안식11] present is present

초대를 받았다. 낄 자리가 아니지만, 특별히 하는 일도 없으니 염치 불고하고 가겠다 했다. 이성실 목사님이 교인 댁으로 심방 가는데 어쩌다가 심방대원이 됐다. 권사님은 원래 안양에서 태어나서 50년 넘게 사셨다 한다. 남편과 제주에 왔다가 애월에서 마당이 있는 180년 된 작은 집과 사랑에 빠졌다. 결국 집을 사서 눌러앉았다. 권사님은 유쾌한 분이다. 먹는 것을 사랑한다. 함께 즐겁게 사는 것을 좋아한다. 아직 젊은 듯한데(60대 초중반?) 2년여 전 남편이 암으로 쓰려졌고 먼저 천국에 갔다. 동네 골목 맨 끝자락에 자리한 그 작은 집에서 2년여를 혼자 사셨다고 한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오랫동안 남편과 함께 자던 침대에 눕지를 못하고 작은 방에서 잤다고 한다. 시도 때도 없이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