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쉬이 잠들지 못했다.
어린이 수련회에 다녀온 후, 여독이 풀리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탈레반에 의해 첫 희생자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가슴이 먹먹하다.
몇년 전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고모님의 죽음의 소식을 들었을 때처럼
무력감과 공포감이 순차적으로 가슴을 짓누른다.
돌아가신 분은 배형규 '목사'라고 한다.
죽음 앞에서 그분은 어땠을까?
천국의 소망 때문에 담담하고 담대했을까?
인솔해 간 팀원들의 건강과 생명을 염려하며 말씀으로 잘 격려했을까?
목회자로 살아온 것에 대해 후회는 없었을까?
그분의 죽음을 지켜본 팀원들에게 그 목사님의 죽음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목사님의 '순교'의 소식이 이 나라와 전세계에 어떤 메시지로 울려퍼질까?
...
피랍된 분들 명단에 보니 3학년 유경식(55세) 전도사님이 계신다.
장로로 섬기시다가 뒤늦게 신학의 길로 들어오셨단다.
도서관에서 내 바로 앞자리에 앉으셨는데,
말씀은 많지 않았지만, 성실하게 공부하시고, 겸손한 분이셨다.
이제 곧 '목회'를 시작하셔야 할텐데,
부.디. 무사히 돌아오시길.
그래서 오랜 목회의 꿈을 펼치실 수 있길.
아!
나는 목회자로 부름받았나?
'부활의 소망'이 있음으로 인해,
죽음도 두렵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가?
지나치게 편한 곳만 고르며
성공과 칭찬과 안전의 실리의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진 않은가?
주님,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지만,
저와 우리들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잡힌 자들이 모두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일로 인해 당신의 사랑의 위대함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