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기고/QTzine

창조주를 기억하라

신의피리 2015. 5. 25. 23:07

QTzine [2005/04]

김종필 편집장 qtman@young2080.com


 

코람 데오. 읽는 책마다, 쓰는 노트마다 이 글귀를 새겨놓고 하나님을 마음에 단단히 새겨놓으려고 노력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내 전 존재가 마치 ‘하나님 앞에’ 있는 것처럼, 그렇게 경건하게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채우길 원하던 때였죠. 그래서 하루는 이런 결심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내 의식이 깨어있는 동안, ‘하나님을 기쁘게 하자’, ‘성령님의 도움을 구하자’,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하는 생각들이 마음속을 떠나지 않도록 자각하고 또 자각하라리 다짐했었지요. 그리고는 하루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이 결심이 얼마나 갔을까요? 혹시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이 앓던 그 기억상실증에 나도 걸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 단5분도 못 넘기고 결심조차 잊고 말았지 뭡니까?


망각이 하나의 축복이 될 수 있음을 모르진 않지만, 정작 중요한 ‘주님과의 동행의식’을 너무 쉬이 망각해 버리는 것에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와의 대화 가운데, 무언가에 몰두하는 곳에서, 어떤 생각에 잠겨있을 때에, 그 시작과 과정과 끝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의식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어째 우리는 하나님을 자주 잊을까요? 그리고 뒤늦게 후회할까요?


전통적으로 우리 조상들은 공부와 수행의 궁극적 목적을 경(敬)에 두어 왔습니다. 이 단어에는 ‘근신하고 조신하여 마음이 흩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몸가짐이 방자하지 않고, 마음가짐이 방심하지 않았던 이유가 자나 깨나 경(敬)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물며, ‘하나님 경외(敬畏)함’을 제일의 목적으로 두어야 할 존재인 우리는 어떠하겠습니까?


전도서 기자는 결론으로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당부합니다. 모든 일을 통해 하나님 기억하기를 힘쓰고, 그 하나님 존전에 있음으로 인해 경(敬)할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경외’를 외치는 일이야말로, 그리고 큐티생활이 뿌리내리도록 하는 일이야말로 하나님을 매 순간 기억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