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zine [2005/03]
김종필 편집장 qtman@young2080.com
‘슬럼프’라는 말 아시지요? 펄펄 날듯이 잘하는 선수들이 갑자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있습니다.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가 대표적 케이스겠죠.
운동 선수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슬럼프에 빠집니다. 매너리즘도 그 중 하나겠지요.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왠지 윤기 없는 얼굴에 휑하니 들어간 눈을 하고 다니는 주변 사람들 종종 보셨지요? 우리 모두는 대개 그런 경우를 겪어 보았을 겁니다. 열정은 식고 의욕도 없어집니다. 비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리고, 일은 나 몰라라 하게 되구요. 좀 심해지면 주변 사람들까지 괜시리 미워지기까지 합니다. 일상의 모든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머리 가득 들어찰 때가 있습니다. 슬럼프에 빠진 거지요.
저도 일종의 슬럼프의 전초전을 치르고 있습니다. 몇 주째 말씀 묵상에 생기가 사라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성경을 들여다봐도 마치 무슨 문화재 앞에 세워져있는 안내문에 씌어진 난문을 읽는 것처럼, 읽기로부터 묵상으로까지 연결이 되질 않습니다. ‘달고 오묘한 그 말씀’에 행복해 했던 때가 나날이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적용할 것도 없고, 나눌 것도 없고, 쓸데없이 위험한 상상만이 저를 유혹합니다. ‘아마도 하나님은 내게 관심이 없는 게야. 나는 질그릇만 못한, 매력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존재임에 틀림없어’
여러분들은 말씀 묵상이 안될 때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성경을 그냥 덮어두시나요? 어느 날 문득 다가오시는 성령님의 초대를 그저 기다릴 작성이신가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이렇게 선택을 하겠습니다. ‘그래도 습관을 따라 계속 말씀을 펼쳐 들겠다. 묵상은 내가 하지만 은혜를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니, 그저 나는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겠다….’ 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