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책에서 만난 문장

지옥은 왜 있는가

신의피리 2023. 1. 1. 10:49

뉴질랜드 와이카토대학 교정에서

 

지옥 비슷한 것을 경험했다. 그곳은 바로 강대상 위에서였다. 말씀을 전할 만한 자격이 없다고 여겼다. 죄에 대한 기억과 이미지가 마구 떠오르는데, 입으로는 천국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도망갈 수도 없다. 하나님의 생명의 빛이 비치는 곳에 죄인이 서 있다. 숨을 수도 없다. 영혼이 뜨거워진다. 입이 바싹 마른다. 여긴 천국인가 지옥인가. 하나님의 사랑의 눈은 어느새 죄인의 마음엔 진노의 눈으로 보인다. 강렬한 사랑의 빛 안에 머물 수도 없고, 도망갈 수도 없는 이 곳은 지옥의 한 켠이다.

 

****

 

* 달라스 윌라드, <온유한 증인>, 75p.

 

지옥은 왜 있는가?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을 피하여 숨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분과 최대한 멀리 있기를 원한다. 하나님과 함께 있는 것을 무조건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에게 가장 좋은 곳은 어느 곳이든 하나님 없는 곳인데 거기가 바로 지옥이다. 지옥의 근본적 실체란 하나님과 분리된 상태이며, 그런 상태가 생겨나는 이유는 사람들이 그분과 함께 있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하나님과 함께 있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일이다.

우리가 지옥을 제대로 모르는 것은 천국에 대한 잘못된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천국을 안락한 휴양지쯤으로 생각하지만 천국의 가장 좋은 점은 바로 하나님의 임재다. 그분은 이 땅에서는 우리가 원한다면 어느 정도 그분을 피하도록 허용하신다. 하지만 천국에 가면 사방의 지평이 온통 하나님으로 충만하므로 아무도 더 이상 그분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 당신이 끝까지 자신을 신으로 생각한다면 그분의 충만한 임재야말로 최악의 고문일 것이다. 그래서 때로 나는 천국의 불이 지옥의 불보다 더 뜨겁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