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조 집사님이 방문했다. 아침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장장 11시간 동안 내게 제주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해 주셨다. 사려니숲을 두어 시간 걷고, 성산일출봉을 조망하며 올레길 2코스 일부 구간을 걸었다. 내가 있는 서쪽과는 또 다른 풍광이고, 좀 더 이국적이다. 오랜만에 섭지코지도 가보고,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 하도-월정을 지나 함덕해수욕장까지 왔다. 늘 자동차를 타고 그냥 지나쳤던 구석구석을 정성껏 안내하셨고, 함덕해수욕장 가운데 있는 델문도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했다.
일부러 오셨다. 출장 오셨다가 그냥 가도 되는데, 일부러 하루 시간을 내셔서 오셨다. 내가 차 없이 지내고 있다고 하니, 일부러 제주 동쪽으로 안내하셨다. 반나절만 안내하고 가셔도 괜찮은데, 일부러 저녁까지 동행해주셨다. 일부러 시간을 내고, 마음을 쏟고, 종일 제주 여행의 동무가 되어 주셨다. 나는 정정조 집사님의 그 정성스러운 섬김을 반도 따라가지 못하겠다.
함께 차로 이동하면서, 또 걷고 식사하고 차를 마시면서,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눴다. 교회, 가정, 선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추억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은 인생 여정길에 소중한 일들이다. 그냥 하루 종일 오롯이 함께 동행하는 중에, 하나님나라를 향한 그 길에 더 깊은 동료애가 생긴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현무암을 소재로 정정조 집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걷던 중, 돌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님께서 숨은그림찾기 놀이 하자하시는 듯, 그런데 금세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