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기고/QTzine

영웅시대

신의피리 2015. 5. 25. 23:08

QTzine [2005/05]

김종필 편집장 qtman@young2080.com


 

젊음과 패기 위에 최소한의 저항의식마저 있는 사람치고, 속으로라도 반미구호를 외쳐본 사람치고 남미 민중의 영웅, 체 게바라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몇 해 전 그의 평전이 출간되었을 당시, 젊은이들에게 체 게바라는 시대의 코드가 된 적이 있었죠.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은 누구나 그의 초상화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을 법 합니다. 저는 원래 유행을 싫어하는 성미 때문에 베레모의 시거를 물고 있는 그의 사진이 박힌 티셔츠 하나 장만하지 못했었지요. 독자들은 어떠신가요?


저는 요즘 한 드라마의 열혈시청자가 되어 주인공의 매력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제가 얼마나 그에게 빠져 있는지 알려드릴까요? 그를 다룬 소설을 독파하였고, 7백 페이지에 달하는 그에 관한 역사 기록물도 살펴보았습니다. 매주 주말 저녁이 기다려지다 못해, 생전 처음 시청자게시판에도 들어가 여러 소감도 귀담아 듣고 있답니다. 6살 난 딸아이한테도 그 주인공에 대해, 또 그 주인공이 살았던 시대에 대해, 전쟁과 평화에 대해, 무기에 대해, 의리와 리더십에 대해, 그리고 독도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는 맛에 요즘 살고 있는 듯합니다. 요즘 같아서는 그의 사진이 박힌 티셔츠라도 나온다면 얼른 구입해 저 하나 입고 딸한테도 하나 입히지 않겠나 싶습니다.


체 게바라나 이순신이나 모두들 정말 매력적인 영웅들입니다. 그들의 매력에 심취해서 그들의 얼굴을 가슴에 품고, 그들의 꿈과 이상을 좇아 함께 고민하고, 그때 그들처럼 지금 그렇게 살아가길 갈망한다면 저는 이 또한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를 심취하게 만들어 ‘나처럼 살아보지 않으련?’하고 부르는 역사인물을 만날 수 있는 건, 요즘 같은 ‘재미’에만 심취해 사는 우리들에겐 크나큰 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5, 6월 두 달간 우리 큐티진 독자들은 3천년이라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착시대에 난세를 평정했던 영웅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부디 12사사의 이야기에 푹 빠져 보시길 바랍니다. 그들의 전투현장에 참전도 해보시고, 그 극한 상황에서 사사들의 영웅적 활약상에 환호도 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 영웅들을 들어 쓰시는 막강한 배후 세력의 실체도 체험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