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둘째 아들 현승이가 요새 수영을 배웁니다. 이제 2주 됐는데, 매번 참 감사하고 감동이 됩니다. 왜냐하면 사실 현승이가 물을 많이 무서워하거든요. 더 어렸을 때부터 바닷가에 가족이 놀러 가면 큰 아이 채윤이는 모레사장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물속으로 돌진해 들어가는 반면, 현승이는 발목 이상 들어가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엄마아빠에게 걱정이 하나 생겼습니다. 현승이의 몸매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깡마른 체구라, 얘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자신의 좁은 어깨와 마른 체구로 혹 열등감에 빠지지 않을까 염려가 됐지요. 제가 그랬거든요. 아주 힘들었지요. 부모님 원망도 많이 했구요. ‘왜 날 이렇게 낳으셨냐구’ 따지기도 했지요. 그래서 제 아들에게만큼은 가문의 수치(?)를 물려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영을 시키기로 했지요.
문제는 이 녀석이 물을 무서워한다는 건데, 사실 지난해에 도전을 했다가 두 번인가 가서 물가 근처에서 알장거리기만 하고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수영장에 들어갈 때마다 안들어 가겠다고 우는 걸 억지로 어깨에 들쳐 메서 들여보내 놓았지요. 다른 친구들은 물속으로 풍덩풍덩 잘 들어가는데, 현승이는 가장자리에서 훌쩍거리며 조심조심 걷기만 한 끝에 결국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거 참, 씁쓸~한 인생이었습니다. (ㅠㅠ)
그런 현승이가 이번엔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아주 친절하고 아주 인내심이 많은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비록 어설프고 느리긴 하지만, 비록 매번 무섭다고 슬쩍 말하기도 하지만, 긴장된 표정으로 담담하게 들어갈 때와는 달리, 성공에 대한 뿌듯함으로 뛰어 나오는 현승이의 성취감을 볼 때마다 아빠인 제가 얼마나 기쁘고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머지않아 깊은 물에서 버터플라이를 하는 아들의 모습은... 어이~구, 상상만 해도 벅차오릅니다. 에헤라디요~
현재 주어진 일이 힘드시나요? 포기하지 마세요. 당신을 향한 아버지의 계획은 크고 놀랍답니다. 시작은 설레고, 과정은 힘겹고, 끝은 보이지 않는다고 주저앉지 마세요. 당신의 아버지께서 당신을 사랑의 눈으로 항상 지켜보고 계시거든요. 당신의 작은 신음에 함께 아파하고 당신의 작은 성취에 함께 기뻐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꼭 기억하세요.
2009/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