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편
이른 아침 기도
다윗이 아들 압살롬에게 쫓길 때에 지은 시
주님, 나를 대적하는 자들이 어찌 이렇게도 많습니까?
나를 치려고 일어서는 자들이 어찌 이렇게도 많습니까?
나를 빗대어 "하나님도 너를 돕지 않는다" 하고
빈정대는 자들이 어찌 이렇게도 많습니까? (셀라)
그러나 주님, 주님은 나를 에워싸주는 방패, 나의 영광,
나의 머리를 들게 하시는 분이시니,
내가 주님을 바라보며 소리 높여 부르짖을 때에,
주님께서는 그 거룩한 산에서 응답하여 주십니다. (셀라)
내가 누워 곤하게 잠 들어도 또다시 깨어나게 되는 것은,
주님께서 나를 붙들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나를 대적하여 사방에 진을 친 자들이 천만 대군이라 하여도,
나는 두려워하지 않으렵니다.
주님, 일어나십시오. 나의 하나님, 이 몸을 구원해 주십시오.
아, 주님께서 내 모든 원수들의 뺨을 치시고,
악인들의 이를 부러뜨리셨습니다.
구원은 주님께만 있습니다.
주님의 백성에게 복을 내려 주십시오. (셀라)
아버지 다윗이 배신감을 토로한다. 아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그 아들 편에 선 이들이 모욕과 조롱의 소문을 퍼트린다. '하나님이 너를 돕지 않는다.' 비아냥과 빈정대는 목소리, '하나님은 너를 돕지 않는다'가 다윗 귀에 쟁쟁 울려댄다. 도망가는 다윗은 그 감정, 그 사실을 고스란히 주님께 아뢰고 부르짖는다. '아뢰고 부르짖을 때' 우리 마음 안에서 전쟁이 시작된다. 비아냥의 목소리인 '하나님은 너를 돕지 않는다'와 '하나님은 나를 붙드신다'라는 확신의 목소리가 싸운다. 내 감정은 이 싸움에 따라 왔다갔다 한다. 바로 여기에 우리의 믿음과 소망이 있다. 현실은 어둡다. 나는 쫓긴다. 상실의 시간이다. 나는 모욕당한다. 패배의 시간이다. 나는 의심한다. 시련과 기도의 시간이다. 막다른 골목으로 몰려가는 와중에도 우리는 어떻게 다윗처럼 믿음으로 이겨낼 수 있겠는가? 하나님이 나를 붙드시는 분임을 믿고 그분께 모든 것을 맡겨드릴 수 있겠는가?
"나는 두려워하지 않으렵니다."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선언의 근거는 하나님의 도우심이다. 그분을 향한 신뢰다. 믿음이다. 이 믿음의 토대 위에서 나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며 외치고 선포한다. "나는 그 무엇도, 그 누구도, 그 어떤 상황도 두려워하지 않으렵니다."
두려움에 매몰되면 안된다. 이길 수 있는 것도 못이긴다. 두려움은 패배주의를 불러일으킨다. 두려움은 자기파멸의 길이다. 그러므로 두려울 수록 더욱 '나는 두려워하지 않으렵니다'라고 외쳐야 한다. 하나님의 도우심의 손을 붙잡게 될 것이고, 그 강하고 능하신 손에 잡히면 우리 마음은 안정을 얻게 될 것이다.
주님, 사방에 진을 친 자들이 천군 천만일지라도, 주님께서 나를 붙들고 계시고, 내가 주님을 바라고 의지하는 한, 내가 두려워하지 않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