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기고/TNT

목표가 무엇인가

신의피리 2015. 5. 29. 11:51

L에게

지난주에 보니 앞좌석 세 번째 줄에 앉았더군. 그러니 어떤가? 한 번의 경험으로 확정짓지는 말게나. 다만 하나님의 목소리는 작다는 걸 명심하게. 하나님께 바짝 다가가 앉아 듣지 않으면 뭔 소린지 다 놓쳐버릴 걸세. 가까이서 보니 자네의 긴장된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네. 너무 긴장하진 말게. ㅎㅎㅎ

그나저나 또 어렵고도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더구나. 내게 목표가 뭐냐고 물었지? 그러니까 설교를 포함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리더들을 챙기고 각종 행사를 하는 근본적인 목표가 뭐냐는 것이지? 때론 타성에 젖어서 왜 여기에 이렇게 앉아 있는가 어정쩡한 자신의 모습에 놀랄 때가 있다는 자네의 말, 사실 기쁘게 들었네. 어쩌면 그 질문이 자네를 구원으로 이끌어갈 지 모른다네.

지면 관계상 서둘러 핵심을 말해야겠군. 내가 하는 모든 목회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그걸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라고 말하지. 피조물이 창조주께 드려야 할 마땅한 일일세. 좀 더 솔직하게 얘기하지. 나는 하나님께 인정받고 싶네. 내 존재가, 내 삶과 죽음이, 내 일거수일투족이 다 하나님의 기쁨이 되었으면 좋겠네. 가만 생각해보니, “제자 되고 제자 삼는 생명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 이 일에 매진하는 것이 하나님의 기쁨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지. 왜냐하면 그 공동체가 하나님께서 세상을 다스리고 구원하시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하나님의 간절한 소원이라는 것을 깨달았네. 그러니 하나님 소원을 풀어드리는데 그까이 꺼 내 인생 못 드리겠나.

매우 상투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네만,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 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네. 그건 교리를 정확히 아는 것과 상관 없지. 지식을 많이 아는 것과 종교적 의무를 다하는 것과도 역시 상관이 없지. 우리의 내면, 우리의 성품이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 예수님 안에 그득했던 하나님이 우리 안에도 충만하게 차고 넘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참 제자라 할 수 있지. 그게 내 목표네. 그 제자다움이 또다른 제자를 세우고, 그렇게 모여 있는 생명의 공동체가 세상을 바꾸는 하나님의 방법이라는 걸 붙드는 거지. 말하다 보니 가슴이 벅차오르는군.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픈 영적 굶주림이 미친듯이 우리를 하나님 찾게 만드는 가을이길 고대하네. 복음을 위해 우리 함께 힘써 달려봄이 어떤가?

 

2010/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