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렉시오 디비나

마태복음 23:25-33 / 회칠한 무덤

신의피리 2024. 4. 2. 07:33
마태복음 23:25-33

25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그 안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26 눈먼 바리새파 사람들아! 먼저 잔 안을 깨끗이 하여라. 그리하면 그 겉도 깨끗하게 될 것이다."
27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회칠한 무덤과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이 가득하다. 28 이와 같이, 너희도 겉으로는 사람에게 의롭게 보이지만, 속에는 위선과 불법이 가득하다."
29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기념비를 꾸민다. 30 그러면서, '우리가 조상의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피 흘리게 하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31 이렇게 하여, 너희는 예언자들을 죽인 자들의 자손임을 스스로 증언한다. 32 그러므로 너희는 너희 조상의 분량을 마저 채워라.
33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심판을 피하겠느냐?

 

혹독하다. 거친 언사다. 위선자라는 말로도 모자란 지 예수님은 독사의 새끼들이라 하신다. 마귀 새끼라는 말 아닌가?

 

"너희는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그 안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일부러 그랬겠는가. 처음부터 그랬겠는가. '잔과 접시의 겉을 깨끗이' 하려던 것은 그들의 마음가짐도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 아니었겠는가. 그런데 그 마음가짐은 사라지고 형식만 관행으로 남았다. 그 형식에 권위가 붙었고 지위가 보장됐다. 동기의 순결성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그것은 첫 입문자들에게나 중요했지, 관록이 붙고 경력이 쌓이면 아스라이 사라진다. 현실주의자가 된다. 형식의 완결성이 곧 권위가 되고 동기까지 보장하는 형국이다. 점차 벌어진 동기와 형식, 그 괴리를 마귀가 이용한다. 겉은 종교적이지만 속은 세속적이다.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한 그 마음이 깨끗한 종교행위로 포장된다. 

 

이야말로 '회칠한 무덤'이다. 땅 아래에는 시체가 썩어가고 있건만, 땅 위에는 아름답게 치장된 장식품이 세워져 있다. 

 

썩은 냄새 진동하는 종교인들이 활보한다. 얼굴에 기름기가 좔좔 흐른다. 온갖 교회법을 우롱하며 자신들의 탐욕을 채워 넣는다. 탐욕을 종교적으로 정당화해 주는 천박한 신앙이다. 그런 지도자가 박수갈채를 받는 것은 같은 욕망을 가진 무리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판은 이제 됐다.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이 잣대를 끝까지 내게도 적용해야 한다. 성도들에게 아름답고 경건하며 거룩하고 영적으로 보이려고 표정과 행동을 꾸미고 있지는 않은가. 나의 욕망과 탐심을 채우기 위한 종교심리학을 개발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예 싹을 자르지 않으면 안 된다. 많은 이들이 그리로 갔고, 나도 종종 휩쓸려간다. 

 

"먼저 잔 안을 깨끗이 하여라"

 

주여, 어떻게 해야 제 안, 제 영혼, 제 마음을 깨끗이 할 수 있습니까?
지워도 씻어도 여전히 남아 있는 이 탐심과 욕망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주여, 나는 죄인이로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