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세미한 소리를 듣다

행복한 목회자

신의피리 2013. 9. 24. 19:09

두 어 사람이 묻는다. "행복하십니까?" 행복합니다! 라고 혀가 재빠르게 돌아가지 않는다. 마음에도 없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그래, 행복하지 않다. 도대체 행복합니다, 라고 선듯 대답할 목회자가 얼마나 많을까? 속으로 되물어본다.

 

다른 사람은 그렇다 치고, 그럼,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은 걸까. 묘한 이중성이 있다. 나는 "설교자"의 자의식이 있다. 나는 설교를 충분히 준비하고, 설교를 만족스럽게 하고, 설교에 대한 좋은 피드백을 받으면 행복하다. 이 세 가지가 다 갖춰지면 너무 행복하고, 셋 중에 하나만 충족되도 그럭저럭 행복하다. 그런데 이 일을 예전에는 매주 3~5차례 하던 것을 지금은 한 달에 2~3번 정도만 하다보니, 행복하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줄어든 것 아닌가 싶다. 행복한 느낌이 들 때는 동시에 가장 교만해지거나, 영적으로 가장 넘어지기 쉬운 정점이다. 알면서 넘어지는 때다. 겸손이 가장 어려운 때다. 그래서 행복하면서 불안한 지점이 바로 '설교'와 관련됐을 때다.

 

지금은 훈련의 때인가. 더 준비해야 할 때인가. 아니면 내가 너무 과도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행복한 목회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