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섬기는 청년부에서,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젊은이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 믿겨지지가 않는다. 책에서만 보던 이야기, 다른 사람을 통해 건너 건너 듣던 이야기, 그 이야기가 내게 일어났다.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고 싶다. 차라리 내가 목회자가 되지 않았더라면 이 황망한 슬픔을 피할 수 있었을까... 나는 그의 담당 목회자로서 실패와 상실의 강에서 매일같이 울고 또 울기만 했다. 내 제자, 내 동생, 내 동역자, 내 사랑하는 친구, 한솔아! 아름다운 젊은이여! 너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더 이상 너를 볼 수 없다니! 더 이상 너와 대화할 수 없다니! 더 이상 네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니! 더 이상 네 손을 잡을 수가 없다니...
32살, 참으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잠시 이랜드에서 일을 했다. 우리 공동체에선 찬양인도자로, 목자로, 교육위원장으로, 사랑부 교사로 섬겼다. 그건 공식 봉사직에 불과하다. 그의 사랑의 시선에 포착되지 않은 이가 있을까? 그의 마음에 새겨지지 않은 이름이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어찌 그리 많은 이들을 섬기고 언제 그리 많은 이들을 사랑했는가!
슬픔이 시도 때도 없이 몰려온다. 그가 고통 중에 있을 때 그 아픔 나누지 못한 게 미안했다. 그가 죽음의 공포와 싸울 때 곁에서 기도해주지 못해 미안했다. 마지막 샘물 호스피스에 있을 때 슬그머니 찾아가 잠든 그의 얼굴 쓰다듬으며 손잡아 기도해주지 못해 서럽다. 그의 결혼식에서 축복기도해 줄 기회가 사라져서 마음 아프다.
그러나 참으로 묘하고 이상하다. 슬픔의 먹구름이 크고 두렵지만, 그 너머 하늘 하나님 보좌 곁에서 우리 주님과 함께 가장 해맑은 모습으로 그가 서 있으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놓인다. 이제, 천국에 가야 할 분명한 또 하나의 이유가 생긴다. 아름다운 청년, 한솔이를 만나야 하지 않겠나.
2011/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