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기고/TNT

야망과 비전 사이

신의피리 2015. 5. 28. 21:05

목회자인 저에겐 비전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비전이 늘 의심스럽습니다. 어떻게 보면 야망하고 아주 닮았기 때문입니다. 비전인 줄 알고 기도했는데 실은 야망인 경우가 더러 있었기에, 비전을 외치는 이들의 말이 아닌 삶을 보면 숨겨진 야망이었음을 보았기에, 저는 비전을 말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비전에 대한 제 경험과 인식이 그렇다보니, 제가 한 설교 내용 중에 야망과 비전을 동일하게 보고 비판한 것처럼 들리는 설교가 더러 있었겠다 싶습니다. 그러나 그건 제 표현의 어설픔 때문에 생긴 문제이지, 모든 비전이 다 물리쳐야 할 야망은 아닙니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가진 비전이 깨지고 실패감에 젖을 때라야 비로소 우리는 참된 비전과 야망을 구분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내 비전이 실은 야망의 또다른 얼굴이었음을 직면했을 때 우리는 비전이라는 허울을 내려놓게 됩니다. 그러면 그 다음부터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자신의 꿈을 심어주시죠. 그 꿈이야말로 진정한 비전이 되는 것이지요.

 

저는 아직 이 두 가지가 온전하게 구분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 빛소금공동체가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전도하는 지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새로 오는 이들이 큰 기대감으로 잘 안착했으면 좋겠습니다. 갓 제자 된 자가 잘 양육되어 또 다른 사람을 인도하는 그런 열매를 많이 맛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공동체가 사랑이 넘치고, 서로에 대한 관심과 돌봄이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공동체 지체 중에 사회의 매력적인 리더들이 많이 배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매주매주 예배로 청년들이 몰려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예배당을 가득 메운 젊은이들의 찬양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펴졌으면 좋겠습니다. 목장이 지금은 12개지만, 올 연말엔 두 배가 되면 좋겠습니다. 리더도 두 배가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 빛소금공동체가 좋은 소문이 나서 사방각지에서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공동체 출신들은 인격적이고 겸손하고 타인을 진심으로 돌볼 줄 알고 은근 예수의 향이 나는 매력적인 사람들이더라 하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30년 후에 사회 각층에서 좋은 리더들의 인터뷰 속에 젊은 시절 한영교회 TNT공동체가 삶의 큰 전환점이었음을 고백하는 이야기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바라는 바가 야망인지 비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 진정한 관심은 여러분들을 예수님의 진....로 만드는 일입니다.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만물을 소생케 하는 봄날, 바람을 일으키고 꽃을 피우며 싹을 틔우시는 하나님의 숨결이 우리 공동체 안으로도 번져, 예배가 살아나고 찬양 가운데 춤을 추며, 공동체에 대한 기대와 관심으로 모임이 활성화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예배를 통해 받은 말씀으로 사랑이 깊어지고 삶에 대한 기대와 의욕으로 환히 웃으며 달려나갈 젊은이들이 우리 공동체에 넘치기를 기도 합니다.

 

2010/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