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7:37-53
37 ‘하나님께서는 나를 세우신 것과 같이, 너희를 위하여 너희의 동족 가운데서 한 예언자를 세워 주실 것이다’ 하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한 사람이 바로 이 모세입니다. 38 이 사람은,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회중으로 모여 있을 때에, 시내 산에서 그에게 말하는 천사와 우리 조상들 사이에 중개자가 되어서, 산 말씀을 받아서 우리에게 전해 준 사람입니다.
39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그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고, 그를 제쳐놓고서 이집트로 돌아가고 싶어 하였습니다. 40 그래서 그들은 아론에게 말하였습니다. ‘우리를 인도할 신들을 우리에게 만들어 주십시오. 이집트 땅에서 우리를 이끌어 내온 그 모세가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41 그 때에 그들은 송아지를 만들어 놓고서 그 우상에게 희생제물을 바치고, 자기들의 손으로 만든 것을 두고 즐거워하였습니다. 42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서 얼굴을 돌리시고, 그들을 내버려 두셔서, 하늘의 별들을 섬기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예언자들의 책에 기록된 바와 같습니다.
‘이스라엘 가문아, 너희가 사십 년 동안 광야에 있을 때에,
희생물과 제물을 내게 바친 일이 있었느냐?
43 너희는 몰렉 신의 장막과 레판 신의 별을 받들었다.
그것들은 너희가 경배하려고 만든 형상들이 아니더냐?
그러므로 나는 너희를 바빌론 저쪽으로 옮겨 버리겠다.’(암 5:25-27)
44 우리 조상들이 광야에 살 때에, 그들에게 증거의 장막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모세에게 말씀하시는 분이 지시하신 대로 만든 것인데, 모세가 본 모형을 따라 만들었습니다. 45 우리 조상들은 이 장막을 물려받아서, 하나님께서 우리 조상들 앞에서 쫓아내신 이방 민족들의 땅을 차지할 때에, 여호수아와 함께 그것을 그 땅에 가지고 들어왔고, 다윗 시대까지 물려주었습니다. 46 다윗은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사람이므로, 야곱의 집안을 위하여 하나님의 거처를 마련하게 해 달라고 간구하였습니다. 47 그러나 야곱의 집안을 위하여 집을 지은 사람은 솔로몬이었습니다.
48 그런데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는 사람의 손으로 지은 건물 안에 거하지 않으십니다. 그것은 예언자가 말하기를
49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판이다.
너희가 나를 위해서 어떤 집을 지어 주겠으며
내가 쉴 만한 곳이 어디냐?
50 이 모든 것이 다 내 손으로 만든 것이 아니냐?’ (사 66:1-2)
한 것과 같습니다.
51 목이 곧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여, 당신들은 언제나 성령을 거역하고 있습니다. 당신네 조상들이 한 그대로 당신들도 하고 있습니다. 52 당신들의 조상들이 박해하지 않은 예언자가 한 사람이라도 있었습니까? 그들은 의인이 올 것을 예언한 사람들을 죽였고, 이제 당신들은 그 의인을 배반하고 죽였습니다. 53 당신들은 천사들이 전하여 준 율법을 받기만 하고, 지키지는 않았습니다.
스데반의 설교를 현장에서 들었으면 어땠을까요? 그의 설교의 시작은 매우 평범했습니다. 모든 청중이 다 아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브라함이 부름받은 이야기로 시작해서 족장들을 거쳐 모세에게로 이어졌습니다. 모세 시대 이야기, 광야에서의 이야기 역시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다윗 왕과 성전 이야기 역시 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구약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으니 다들 잘 아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들은 스데반의 설교를 그냥 편안하게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납니다. 설교자 스데반은 광야에서 반역하던 백성들, 선지자들을 박해했던 지도자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언약을 지키지 않았던 사람들과 현재 자신을 대적하려는 사람들을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들이야말로 조상들의 어리석음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일갈하고 있습니다. 율법과 성전과 민족에 대한 자부심으로 충천한 사람들이 스데반의 말을 듣고 자중하기는커녕 모욕으로 여겼습니다. 어떤 반응이 나올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말이지만, 스데반은 정면으로 대응합니다. 그들에게 조금의 타협의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당신들은 천사들이 전하여 준 율법을 받기만 하고, 지키지는 않았습니다.”
율법을 받았다는 외양만 취하고, 율법의 내용은 지키지 않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유대 지도자들과 백성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율법을 주신 분의 마음은 잊어버리고, 율법의 특권만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지 모르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조상대대로 지켜오던 관습을 아무 반성과 성찰 없이 답습하는 것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 것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율법을 행위로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정신을 이해하고 마음을 다해 준행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보여주신 모범이 있건만, 성경 말씀을 취사선택하여 자기에게 유익이 되는 쪽으로 복음을 축소시킨다면 이는 용서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성경 말씀을 조리있게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절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제자훈련과 성경공부를 했고, 책을 많이 읽었느냐가 절대 중요하지 않습니다. 비록 성경 일독을 다 못했더라도, 오늘 내가 읽고 묵상한 성경 말씀을 소중히 여기며, 그 말씀대로 애써 살아내려고 하는 마음, 하나님과 교제하며 그분 안에서 살려고 발더둥치는 마음,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 반복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겸손하게 발자취를 따라가는 마음, 그 마음이 중요한 것입니다.
주님, 말씀을 듣기만 하는 자가 아니라, 겸손하게 살아내는 자가 되게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