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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렉시오 디비나

[사도행전 6:1-7] 그들에게 이 일을 맡기고

신의피리 2025. 1. 22. 05:30
사도행전 6:1-7

1 이 시기에 제자들이 점점 불어났다. 그런데 그리스 말을 하는 유대 사람들이 히브리 말을 하는 유대 사람들에게 불평을 터뜨렸다. 그것은 자기네 과부들이 날마다 구호 음식을 나누어 받는 일에 소홀히 여김을 받기 때문이었다. 2 그래서 열두 사도가 제자들을 모두 불러놓고 말하였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은 제쳐놓고서 음식 베푸는 일에 힘쓰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3 그러니 형제자매 여러분, 신망이 있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여러분 가운데서 뽑으십시오. 그러면 그들에게 이 일을 맡기고, 4 우리는 기도하는 일과 말씀을 섬기는 일에 헌신하겠습니다.”
5 모든 사람이 이 말을 좋게 받아들여서,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인 스데반과 빌립과 브로고로와 니가노르와 디몬과 바메나와 안디옥 출신의 이방 사람으로서 유대교에 개종한 사람인 니골라를 뽑아서, 6 사도들 앞에 세웠다. 사도들은 기도하고, 그들에게 안수하였다.
7 하나님의 말씀이 계속 퍼져 나가서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들의 수가 부쩍 늘어가고, 제사장들 가운데서도 이 믿음에 순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예루살렘 공동체 내부에서 첫 번째 위기가 지나간 후,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첫 번째 위기는 ‘재물에 대한 탐욕과 기만’의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구제와 나눔’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교회는 최선을 다해서 공동체 내에 있는 가난한 이들, 특히 과부들에게 정성을 다해서 구제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운데 ‘불평’이 터져나옵니다. 그것은 ‘비교’에서 온 것이며, 어찌 보면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히브리 말을 하는 유대 사람들과 헬라 말을 하는 유대 사람들, 공동체에는 크게 두 언어 집단으로 구분됩니다. 같은 민족이지만 다른 언어를 사용합니다. 12 사도들은 모두 히브리 말을 쓰는 국내파입니다. 그러다보니 구제품을 분배하는 데에 헬라파 과부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지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욕심이나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생긴 문제가 아닙니다. 급속도로 일이 커지면서 봉사자가 부족하여 생긴 문제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불평’이라는 작은 불씨 하나가 온 산을 불태울 수도 있습니다. 선의로 시작된 아름다운 일이 억측과 추측이 난무하는 일로 커질 수 있습니다. 누군가 탐욕의 뒷주머니를 배 불리려 한다는 소문이라도 돌면, 순식간에 교회는 사탄의 놀이터가 되고 맙니다.
 
이때 사도들이 대책회의를 열고 방안을 모색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은 제쳐놓고서 음식 베푸는 일에 힘쓰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3 그러니 형제자매 여러분, 신망이 있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여러분 가운데서 뽑으십시오. 그러면 그들에게 이 일을 맡기고, 4 우리는 기도하는 일과 말씀을 섬기는 일에 헌신하겠습니다.”
 
사도들은 7명의 사람을 선발합니다. 그들에게 ‘음식 베푸는 일’ 구제와 나눔 사역을 위임합니다. 믿고 맡깁니다. 그리고 자신들은 ‘말씀을 전하는 일’, ‘기도하는 일’에 좀더 오롯이 매진하기로 결정합니다. 이로써 교회는 더 큰 사역을 감당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교회 내에 직분이 생깁니다. 집사가 세워지고, 장로가 세워집니다. 이는 다 섬기는 일입니다.
 
누군가 한 두 사람에게 일이 과중되지 않도록 조종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무엇보다도 사도들은 말씀을 전하는 것과 기도하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공동체 내에 발생한 ‘불평’의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도 지혜입니다. 우리 공동체가 이런 지혜로운 결정을 유연하게 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주님, 공동체를 섬길 때 지혜를 주십시오. 불평할 만한 일이 생기더라도 누군가를 비난하지 않게 해 주시고,, 더 큰 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십시오.

이탈리아 몬테카시노수도원,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