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3:1-10
1 오후 세 시의 기도 시간이 되어서,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으로 올라가는데, 2 나면서부터 못 걷는 사람을 사람들이 떠메고 왔다. 그들은 성전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구걸하게 하려고, 이 못 걷는 사람을 날마다 ‘아름다운 문’이라는 성전 문 곁에 앉혀 놓았다. 3 그는,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보고, 구걸을 하였다. 4 베드로가 요한과 더불어 그를 눈여겨보고, 그에게 말하였다. “우리를 보시오!” 5 그 못 걷는 사람은 무엇을 얻으려니 하고, 두 사람을 빤히 쳐다보았다.
6 베드로가 말하기를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주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시오” 하고, 7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는 즉시 다리와 발목에 힘을 얻어서, 8 벌떡 일어나서 걸었다. 그는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갔다. 9 사람들은 모두 그가 걸어다니는 것과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보고, 10 또 그가 아름다운 문 곁에 앉아 구걸하던 바로 그 사람임을 알고서, 그에게 일어난 일로 몹시 놀랐으며, 이상하게 여겼다.
어찌 보면 세상은 참 불공평합니다.
‘나면서부터 못 걷는 사람’. 남들은 다 걷습니다. 태어나서 1년 정도 되면 누구나 다 걷건만, 이 사람은 못 걸었습니다. 부모의 근심이 되었을 것이고, 자라면서 심각한 내적 고통을 겪었을 것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의료지원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22천 년 전이었으니, 더더욱 그들은 소외의 자리에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의 삶은 과연 무엇인가? 어떤 의미인가? 이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은 무엇인가?
‘구걸’. 사람들이 이 사람을 날마다 성전의 바깥문,, 이방인은 금하고 유대인만 들어갈 수 있는 문, ‘미문: 아름다운 문’이라 불리는 문 앞 계단에 데려다 두면, 예배드리러 오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걸을 했습니다.
‘성전 문 곁’. 그는 아마도 한 번도 성전 문 안으로 들어간 본 적이 없었을 것입니다. 흠이 있는 자가 성전 안으로 들어가 제물을 드리고 예배를 드릴 수 없었습니다.
나면서부터 못 것는 사람은 타인에게 의존하는 삶을 삽니다. 어쩌면 기생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성전으로부터 소외된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살던 이 사람 앞에, 어느날 특별한 한 사람이 지나갑니다. 베드로입니다. 아마도 그때 예루살렘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 그 안에 성령님이 충만한 사람, 베드로가 성전으로 들어가다가 ‘이 사람’을 주목합니다. 그리고 그의 눈을 보며 말합니다.
“우리를 보시오!”
이어 말합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주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시오”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변화입니다. 베드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안에 성령님께서 가득 충만하게 임재하고 계셨을 때, 베드로는 성령님의 힘으로 놀라운 기적을 일으킵니다. 성령님께서 베드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재현하게 하셨습니다. 이 일로 인해 베드로가 전하는 복음이 진실이었음을 다시 한번 예루살렘에 각인시켜 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실 일이 있으면 때때로 자연의 순리를 깨뜨리고 개입하십니다. 다만, 아무에게도 하시지 않습니다. 당신의 특별한 목적에 근거하여,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의 열심과 비전, 긍휼과 사랑을 통하여 개입하십니다. 그래서 이 사건은 구체제가 완전히 사라지고, 신체제, 하나님나라가 도래했고 그 나라가 어떤 성격을 가진 것인지 선명하게 보여줬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흠이 있는 사람, 사람들에게 구걸하는 기생인생, 성전에조차 들어가지 못하는 경계인,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보잘것없는 무명의 한 사람도, 하나님나라 안에서는 사랑받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이 사건이 보여줍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춤추듯이 찬양하더니, 베드로와 일행을 따라 처음으로 미문을 열고 성전 안으로 들어갑니다.
‘우리를 보시오’
우리 시대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내가 하나님 나라로 들어가게 하는 문이 되기를 원합니다. 우리야 말로 진정으로 하나님나라의 미문, ‘아름다운 미문’이 되어서, 무수한 경계인들에게 눈길을 주고, 손을 내밀고, 함께 걸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기 원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베드로를 사용하셔서 한 장애인 걸인을 고치셨듯이, 우리 교회가 이와 같은 일을 감당하게 해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