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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렉시오 디비나

마태복음 26:26-35 / 인자와 진실은 영원하다

신의피리 2024. 4. 16. 08:12
마태복음 26:26-35

26 그들이 먹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빵을 들어서 축복하신 다음에,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고 말씀하셨다.

"받아서 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

27 또 잔을 들어서 감사 기도를 드리신 다음에, 그들에게 주시고 말씀하셨다.

"모두 돌려가며 이 잔을 마셔라.
28 이것은 죄를 사하여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다.

29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제부터 내가 나의 아버지의 나라에서 너희와 함께 새것을 마실 그날까지, 나는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절대로 마시지 않을 것이다."

30 그들은 찬송을 부르고, 올리브 산으로 갔다.

31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밤에 너희는 모두 나를 버릴 것이다. 성경에 기록하기를 '내가 목자를 칠 것이니, 양 떼가 흩어질 것이다' 하였다. 32 그러나 내가 살아난 뒤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갈 것이다."
33 베드로가 예수께 말하였다. "비록 모든 사람이 다 주님을 버릴지라도, 나는 절대로 버리지 않겠습니다."
34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오늘 밤에 닭이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35 베드로가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을지라도, 절대로 주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제자들도 모두 그렇게 말하였다.

 

일 년에 한 번 가장 중요한 명절인 유월절 식사가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 4번의 포도주 잔이 돌면 식사가 마친다. 평범한 식사시간이 아니다. 스승과 아비는 식사 중간에 유월절의 의미를 설명한다. 과거에 하나님께서 행하신 이적을 말한다. 이적을 행하신 하나님의 선택과 계획을 말한다. 그 하나님은 지금 또는 미래에 행하실 일을 기대하고 소망한다. 민족의 정체성이 확고해지고, 신앙심이 견고해진다. 단단한 결기가 형성되는 시간이다.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를 때에 예수께서 전혀 새로운 주제로 전환하시며 말씀하신다. 이 빵은 자신의 몸이고, 이 잔은 자신의 피라고. 그러니까 지금까지 유월절에는 출애굽을 기념하는 빵과 진을 먹고 마셨다면, 이젠 새로운 출애굽이 시작될 것이고, 새로운 해방에 참여하려면 이 빵과 이 포도주를 어린양이신 예수로 받아들이라고. 

 

설교가 끝나고 식사도 마친다. 그리고 그들은 다함께 찬송을 부른다. 유월절 명절 때 부르는 찬양은 시편 113-118편이다. 이적을 행하신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한다. 그들이 부른 찬양 중에 다음 구절도 있었을 것이다. 

시편 117편

1 너희 모든 나라들아 여호와를 찬양하며
   너희 모든 백성들아 그를 찬송할지어다
2 우리에게 향하신 여호와의 인자하심이 크시고
   여호와의 진실하심이 영원함이로다
   할렐루야

 

하나님의 인자하심(헤세드)과 진실하심(에문나)은 영원하다!

 

제자들의 마음은 하나님의 은혜와 영 안에서 충만해진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마치 새 술에 취한 사람들처럼 보였을까. 바로 다음날 해방의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을까. 마치 출정식을 앞둔 이들처럼 불렀을 것이다. 그들은 주와 선생이신 예수를 따라 함께 찬양하며 격전지 겟세마네로 향한다. 그러나 그렇게 한껏 고조된 이들에게 예수께서 찬물을 끼얹는다. 바로 그날 밤, 몇 시간 후에 모두들 자신을 버리고 도망가게 될 것이라고.

 

제자들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채 제 흥에 겨워 찬양을 불렀다.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진실하심이 어떻게 현실에서 구현되는지 알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배신과 도망, 실패와 좌절, 끝없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한없이 방구석에 숨어 있어야 할 어둠이 찾아올 것이다. 하나님의 헤세드와 에문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어지지 않는다. 어떠한 경우에도 신실하게 약속을 이행하신다. 시편 117편의 의미가 그런 것이다. 

 

주님, 앞으로도 제 인생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으리라 믿습니다. 부디 무너지지 않을 만큼만 허락하소서. 부디 도망가지 않을 만큼만 막아주소서. 나의 인생은 주님의 영원에 비할 수 없으니, 주님의 영원을 품고 하루를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