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바람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세미한 소리를 듣다

닉네임을 똑바로 부르라!

신의피리 2024. 3. 12. 11:14

스타벅스 e카드를 선물 받았다. 보통 e카드 선물 받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흘려보낸다. 스타벅스를 잘 가지 않기 때문이다. 어제는 강남에서 2시간 정도 아내를 기다려야 해서, 처음으로 e카드를 써보기로 했다. 

 

밀크티를 주문한다. 앞에 한 5~6명 기다리고 있다. 닉네임을 불러준다. 오래전에 스타벅스 앱을 깔고, 닉네임을 '신의피리'로 저장해 뒀다. '신의피리'는 이중적 의미가 있다.

하나. 정 김종필(피리) 
둘. 하나님이 내게 세미한 바람소리로 말씀하시면 나는 그분의 피리가 되어 삶으로 연주한다. 

 

아무래도 스타벅스에서 불림당할 닉네임이 좀 부적절한 느낌이 들어서, 다음에는 바꿔야겠다 생각하고 있던 찰나, 알바 여학생이 영수증과 나를 번갈아보면서 살짝 미소를 지으며 큰소리로 호명한다. 

 

"신의파리님!"

 

얼른 차를 들고 힘차게 2층으로 뛰어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