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세미한 소리를 듣다

주석서를 꽂아둔 이유

신의피리 2012. 2. 19. 10:52

 




새교회, 새자리, 새책상
어떻게 자리를 꾸밀까 고민끝에 주석을 좌우에 꽂아두기로 했다.
사실 여기서 나는 설교 할 일이 별로 없다.
수요설교 1년 1회, 새벽설교 1달 1회, 금요기도회 1년 2회, 2030예배 3개월 1회.
도합 16회! 그리고 심방할 때마다 5분여 정도 설교를 할뿐이다.
책상에 앉아 전화를 하고, 행정문서에 기입하고, 각종 회의에 참석하고, 이런저런 일에 몸으로 봉사한다.
나는 누구인가?
자칫 교회일을 회사일하듯 성과위주의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물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내 자신을 목회자, 그것도 '설교'를 매개로 성도를 섬기고,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로 규정하고 싶다. 아니 좀 더 좁혀서 나는 설교자이기를 원한다. 설교를 준비할 때가 가장 힘겹지만, 또한 설교를 할 때가 가장 영광스럽고, 설교를 할 때 가장 내 자신이 귀하게 느껴진다. 나는 설교자이기를 원한다.
그래서 일부러 일 년 중 못 볼 책이 수두룩하겠지만, 각종 주석서들을 내 사방에 꽂아두었다.
말씀을 맡아 교회를 섬기라고 부름받은 자기 정체성을 잊지 않기 위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