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zine [2005/09] 김종필 편집장 qtman@young2080.com 결혼한 후 아내에게 이런 약속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설거지만큼은 내가 하겠다, 당신을 돕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나의 일이기에 하겠다, 라고 말이죠. 그런 정신으로 하다 보니 아내에게서 자동식기세척기란 별칭도 얻었는데, 요샌 좀 녹슬어서 작동이 안될 때도 있지만, 아직 폐기처분할 만큼은 아니랍니다. 여전히 주방은 저희 부부의 좋은 대화 장소로서 손색이 없죠. 제가 설거지에 열심인 이유는 처음엔 밥값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요리도 못하면서 차려진 밥을 먹기만 하고 다시 TV로 휙 돌아서는 것만큼 크나큰 죄악(?)은 없단 생각이 있었고, 남녀의 삐뚤어진 역할문화를 나라도 좀 바꿔보리라 하는 다짐도 한 몫 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