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is Present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렉시오 디비나

시편 8:1-9 / 사람이 무엇이기에

신의피리 2024. 5. 9. 07:06
주님의 놀라운 이름
지휘자를 따라 깃딧에 맞추어 부르는 다윗의 노래

주 우리 하나님,
주님의 이름이 온 땅에서 어찌 그리 위엄이 넘치는지요?
저 하늘 높이까지 주님의 위엄 가득합니다.

어린이와 젖먹이들까지도 그 입술로 주님의 위엄을 찬양합니다.
주님께서는 원수와 복수하는 무리를 꺾으시고,
주님께 맞서는 자들을 막아 낼 튼튼한 요새를 세우셨습니다.

주님께서 손수 만드신 저 큰 하늘과
주님께서 친히 달아 놓으신 저 달과 별들을 내가 봅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생각하여 주시며,
사람의 아들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돌보아 주십니까?

주님께서는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그에게 존귀하고 영화로운 왕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주님께서 손수 지으신 만물을 다스리게 하시고,
모든 것을 그의 발 아래에 두셨습니다.
크고 작은 온갖 집짐승과 들짐승까지도,
하늘을 나는 새들과 바다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와
물길 따라 움직이는 모든 것을,
사람이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주 우리의 하나님,
주님의 이름이 온 땅에서 어찌 그리 위엄이 넘치는지요?

 

마르틴 부버는 인간의 존재를 '관계어'로 규명했다. 인간은 그저 홀로 '나'가 아니다. 그저 홀로 '너'가 아니다. 인간은 나를 한 인격으로 마주하는 '너'로 인해 참 '내'가 되고, 인격으로 마주해 주는 '나'로 인해 '너'가 된다. 목적으로 대해주는 존재가 있기에 인간은 '나'라는 인격이 된다. 수단으로 취급하는 이들로 인해 인간은 참된 '나'가 되지 못하고, '나-그것'이 된다. '이것-그것'이 됨으로써 스스로 존재의 위엄을 무너뜨린다. 

 

내가 위엄을 가진 존재, 사랑을 받는 존재임을 자각하며 스스로를 귀히 여기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나를 '영원한 너'로 마주해주시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주를 창조하시고 거기에 질서를 부여하시며 지금도 관여하시고 통치하시는 하나님께서 내게 이 우주의 한 부분을 통치할 권한을 부여하셨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시고 그에게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대리통치하게 하셨다. 인간의 청지기 정신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든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부여해 주신 사실을 기억하는 한 인간은 '나-너'가 된다. 

 

설교단 위에 오를 때마다 괴로운 마음으로 탄식한다. 도대체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수많은 세대, 수많은 직종, 수많은 부류의 청중이 앉아 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인다. 하나님은 직접 말씀하시지 않으신다. 대리자를 두신다. 말씀을 해석하여 하나님의 참뜻을 드러내고, 말씀을 적용하여 하나님의 참뜻이 성도의 인생의 뜻이 되도록 설교자를 두신다. 설교자는 이 위임명령을 받았다. 이 또한 만물을 다스리는 하나의 행위다. 설교자는 설교자의 은사로, 성도는 성도의 은사로 말이다. 

 

'사람이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온 우주의 주인되시는 주님, 주님으로 인해서만 제가 존재합니다. 선택하여 주시고, 다스리는 일을 맡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일만 맡겨주신 것이 아니라 감당할 수 있는 힘과 지혜도 또한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