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바람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렉시오 디비나

마태복음 22:23-33 / 부활은 있다

신의피리 2024. 3. 28. 08:32
마태복음 22:23-33

23 같은 날 사두개파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예수께 말하였다. 24 "선생님, 모세가 말하기를 '어떤 사람이 자식이 없이 죽으면, 그 동생이 형수에게 장가들어서, 그 후사를 세워 주어야 한다' 하였습니다. 25 그런데 우리 이웃에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장가를 들었다가, 자식이 없이 죽으므로, 아내를 그의 동생에게 남겨 놓았습니다. 26 둘째도 셋째도 그렇게 해서, 일곱이 다 그렇게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7 맨 나중에는, 그 여자도 죽었습니다. 28 그러니 부활 때에 그 여자는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모두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말입니다."
29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성경도 모르고, 하나님의 능력도 모르기 때문에, 잘못 생각하고 있다. 30 부활 때에는 사람들은 장가도 가지 않고, 시집도 가지 않고,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다. 31 죽은 사람들의 부활을 두고 말하면서, 너희는 아직도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하신 말씀을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32 하나님께서는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요, 야곱의 하나님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죽은 사람의 하나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의 하나님이시다."
33 무리는 이 말씀을 듣고, 예수의 가르침에 놀랐다.

 

사두개파 사람들은 부활이 없다 믿었다. 그 주장을 강화하고 반론을 제압하기 위한 여러 논리와 예시가 수집되어 있었을 것이다. 사두개파 사람들은 예수님을 공격하기 위해 부활이 불가능한 이유를 나름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공박하였다. 그럴싸한 논리다. 충분히 의문이 갈만한 사항이다. 7형제 중 과연 누가 부활 후에 부인을 차지할 것인가? 첫째인가? 막내인가? 아니면 그들 모두인가? 

 

예수님이 대답하신다. 

"너희는 성경도 모르고 하나님의 능력도 모르기 때문에 잘못 생각하고 있다."(29)

 

이 얼마나 큰 인식의 차이인가. 성경 전문가들은 자신의 해석과 신학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부활이 없다 결론을 내렸으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성경 이해력과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몰상식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지 아셨다.

 

예수님의 말씀은 두 가지다.

첫째, 부활 때에는 장가도 가지 않고, 시집도 가지 않고, 천사들과 같다. 

이 말씀은 우리의 경험과 이해를 초월한다. 그것이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고, 그것이 과연 지금 결혼제도 아래에서 살아온 우리에게 더 좋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결혼이 없으면, 자녀를 낳는 일도 없어질까? 남녀간의 사랑도 없어지는 것일까? 천사들처럼 모든 사람들을 다 동일하게 사랑하는 것일까? 아가페 사랑이 보편적으로 충만해지면 누군가와 배타적인 사랑 안에 살게 되는 결혼은 무의미해지게 될까? 부부간의 사랑보다 더 크고 더 깊고 더 짜릿한 아가페 사랑이란 무엇일까? 아무튼 그게 더 좋은지는 알기 어렵지 않을까? 

 

둘째, 하나님께서는 죽은 사람의 하나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의 하나님이다. 무슨 뜻일까? 부활이라는 것은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영원한 삶에 관한 이야기라는 뜻일까? 아브라함, 이삭, 야곱, 이 인물들은 신화속에서나 존재하거나 그저 죽은 과거의 사람들이 아니라, 지금 살아계신 하나님의 생명 안에서 여전히 영원한 생명으로 호흡하며 살고 있음을 강력하게 피력하고 계시는 것일까? 그들이 지.금. 하나님의 품 안에서 살아 있다면, 그래서 하나님은 여전히 살아 있는 자들의 하나님이시라면, 결혼 논쟁은 어떤 신비 속에서 수용될 주제라는 말씀이실까? 

 

2011년 6월,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스캇 펙이 쓴 소설, <저 하늘에서도 이 땅에서처럼>을 읽었다. 사후 세계에 대한 내용인데 저자가 인지학, 신학, 임사체험, 심리학 등 여러 학문을 바탕으로 소설 형식으로 쓴 책이다. 단번에 매혹당했다. 내가 지금까지 알던 신학지식과는 많이 달랐다. 천국, 지옥, 연옥, 그런 개념들은 달랐다. 한 공간 안에 그 세 가지가 공존한다든지, 거기에서도 여전히 유혹이 존재한다든지 하는 것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사후세계가 존재하며, 그 세계는 우리가 알던 성경지식, 우리가 알던 하나님의 능력을 초월할 것이며, 분명 더 좋은 곳이고 더 신비로운 것이라는 사실이다. 엄청한 소망이 솟아났다. 영원한 생명이 약동하는 곳이다. 나는 언젠가 그런 곳으로 갈 것이고, 거기에 나의 아버지도 살아 계신다. 나는 그곳에서 아내와 더 크고 더 깊은 사랑의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더 자유롭게 될 것이다. 더 배려하게 될 것이다. 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더 온유하게 될 것이다.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모든 살아 있는 자들의 하나님,
이 한 번의 세상이 전부가 아니요, 하나님의 세계가 더 크게 펼쳐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 부활의 때가 언젠가 제게 신비한 방식으로 오게 되리라 믿습니다.
죽음의 순간일지, 죽음 그 이후 언젠가의 시점일지 모르나,
그 부활로 인하여 살아 계신 하나님의 생명 안에서 자유와 사랑으로 충만해지리라 믿습니다.
이 소망이 제게 좋습니다.
이 소망으로 인해 오늘 사랑할 힘을 얻습니다.
이 소망으로 인해 소명의 삶을 살 이유를 찾습니다.
아멘. 

 

 

 

저 하늘에서도 이 땅에서처럼

아직도 가야 할 길, 거짓의 사람들에 이은 스캇 펙 3대 대표작이다. 성경에 입각한 고전적 상상력의 차원 높은 방식으로 풀어낸 천국과 지옥의 이혼의 계보를 잇는 작품으로, 사후세계와 영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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