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바람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세미한 소리를 듣다

피랍, 죽음, 목회자, 기도...

신의피리 2007. 7. 26. 10:17

지난 밤, 쉬이 잠들지 못했다.

어린이 수련회에 다녀온 후, 여독이 풀리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탈레반에 의해 첫 희생자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가슴이 먹먹하다.

몇년 전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고모님의 죽음의 소식을 들었을 때처럼

무력감과 공포감이 순차적으로 가슴을 짓누른다.


돌아가신 분은 배형규 '목사'라고 한다.

죽음 앞에서 그분은 어땠을까?

천국의 소망 때문에 담담하고 담대했을까?

인솔해 간 팀원들의 건강과 생명을 염려하며 말씀으로 잘 격려했을까?

목회자로 살아온 것에 대해 후회는 없었을까?

그분의 죽음을 지켜본 팀원들에게 그 목사님의 죽음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목사님의 '순교'의 소식이 이 나라와 전세계에 어떤 메시지로 울려퍼질까?

...


피랍된 분들 명단에 보니 3학년 유경식(55세) 전도사님이 계신다.

장로로 섬기시다가 뒤늦게 신학의 길로 들어오셨단다.

도서관에서 내 바로 앞자리에 앉으셨는데,

말씀은 많지 않았지만, 성실하게 공부하시고, 겸손한 분이셨다.


이제 곧 '목회'를 시작하셔야 할텐데,

부.디. 무사히 돌아오시길.

그래서 오랜 목회의 꿈을 펼치실 수 있길.


아!

나는 목회자로 부름받았나?

'부활의 소망'이 있음으로 인해,

죽음도 두렵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가?

지나치게 편한 곳만 고르며

성공과 칭찬과 안전의 실리의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진 않은가?


주님,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지만,

저와 우리들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잡힌 자들이 모두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일로 인해 당신의 사랑의 위대함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