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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마법에 걸린 나라

신의피리 2007. 7. 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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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나라
조기숙  I  지식공작소  I  2007.02.03

지난 대선이 있기 한참 전, 언론과 관련된 100분 토론에서 이분을 처음 봤다.
백분 토론을 볼 때마다 한심한 토론수준 때문에 속이 터졌는데, 모처럼 시원시원하게 토론을 잘 하는 분을 본 것이다. 그것도 말의 현란한 논리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극단을 피하되, 역사적 단계에 걸맞게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는 그의 중도적인 입장이 아주 좋았다고나 할까.

여성 정치학자로서 조기숙은 지난 대선 투표 전날 사건을 만들었다. 정몽준이 노무현과 결별을 선언한 날, 조선일보는 만세를 불렀다. 투표가 있는 날 새벽, 오마이뉴스의 그녀의 글이 실렸다. 눈물 자국이 문장문장 마다 선명하게 남아 있는 그런 글이었다. 아마도 그녀의 글이 지지자들을 움직이게 했을 것이다.

몇년 전 인신공격적인 최악의 토론자 전여옥과 토론하는 것을 라디오에서 들은 적이 있다. 흥분하지 않고 인신공격에 말려들지 않고 정확한 지식과 논리에 근거해서 토론하는 그녀의 능력에 매력을 느꼈다.

참여정부의 홍보수석을 한 그녀가, 책을 냈다. 우리 사회는 온통 보수 프레임이라는 마술에 걸려, 보수는 물론 진보조차 이 프레임에 놀아난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참여정부가 수치에 근거해서 볼 때 엄청나게 정책을 잘 세우고 개혁을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이유를, 그년 결정적으로 진보세력이 보수의 언론프레임 권력과 싸우지 않고 투항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중간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객관적 사실을 왜곡 보도하는 보수언론의 여론형성력이 정말 막강하다. 대통령과 정부, 국회의원보다도 우리나라는 보수언론의 힘이 제일 큰 것같다. 국민의 생각을 장악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이걸 어떻게 바꿀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