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바람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2015/06 22

일상순례자6_다짐

일상순례자6_다짐 왜 꼭 그래야만 하는 걸까? 약간의 의구심과 함께 불편한 마음이 가득 차오릅니다. 광야에서 만나를 먹은 백성들이 그 다음 불평을 합니다. 여리고성을 이긴 여호수아가 그 다음 쪼그만 작은 아이 성에 패배합니다. 바알신과 아세라신을 섬기는 제사장 850명과 싸워 이긴 엘리야가 그 다음 이세벨의 위협이 무서워 광야로 숨어들어 갑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는 위대한 신앙고백을 최초로 한 베드로가 그 다음 주님으로부터 “사탄아!”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왜 꼭 그래야만 하는 걸까? 그랬을 수밖에 없었을까요? 성지순례 이후 다짐 또 다짐해보았습니다.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가 일상 순례의 노래로 이어지게 하리라, 변화산 위 은혜로운 경험이 산 아래 눈물과 한숨으로 얼룩진 ..

2015년 6월 7일 4부 예배 기도문

[부름의 말씀 후 기도] 부름의 말씀: 시편 18:28-30 28 주께서 나의 등불을 켜심이여, 여호와 내 하나님이 내 흑암을 밝히시리이다. 29 내가 주를 의뢰하고 적군을 향해 달리며 내 하나님을 의지하고 담을 뛰어넘나이다.30 하나님의 도는 완전하고 여호와의 말씀은 순수하니 그는 자기에게 피하는 모든 자의 방패시로다. 아멘. 여호와 내 하나님, 내 마음에 들어와, 내 흑암을 밝혀 주옵소서. 내 영혼의 컴컴한 지하실에 들어와 작은 불빛 하나 밝혀 주옵소서. 주님 앞에서는 그 누구도 숨을 수 없고, 그 무엇도 숨길 수 없습니다. 내 영혼의 컴컴한 지하실에는 아주 오래된 슬픔이 있습니다. 반복되는 패배의식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로부터의 거절당한 아픔도 있고, 낯선 일에 대한 두려움도 있습니다. 무언가에 ..

일상순례자5_아픈 과거

아픈 과거 오늘 성령님께서 바람을 타고 지나시다가 제 귓가에 살짝 속삭이셨습니다. "누구나 아픈 과거가 있단다. 긍휼의 마음을 잊지 말거라." 낯설고 어색한 그냥 타인에 불과한 사람이 어느 날 제 영혼의 영지 속으로 성큼 들어오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의 아픈 과거를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 아픈 과거와 공명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그의 아픔과 나의 아픔이 얽히고 섥혀 네 아픔이 내 기도가 되고, 내 아픔이 너의 기도가 됩니다. 마주 보고 앉아서, 나란히 앞을 보고 앉아서, 타인의 아픈 과거를 들었습니다. 누구나 아픈 과거가 있었습니다. 그도 많이 울었겠구나 생각하니 제 마음이 아픕니다. 일상을 살다보면 "일"에 매몰되어 "사람의 아픔"이 안보이곤 합니다. 쓸데없는 일 걱정에 휩쓸려가려 하니 성령님께..

일상순례자4_포옹

포옹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 중에 하나는 타인을 껴안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가 아니고서는 타인을 껴 안을 때가 별로 없습니다. 아내와 자녀라고 해서 매일 껴안는 것도 아닙니다. 보통의 경우 우리는 '사랑스러울 때' 껴안게 됩니다. 포옹을 하려면 먼저 팔을 활짝 벌려야 합니다. 어? 그런데 희안합니다. 팔 벌린 모습이 왠지 십자가를 닮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수많은 사형틀 중에 하필 '십자가형'으로 죽으셨을까요? 그것도 골고다 언덕 꼭대기에서 말이지요.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십자가란 집 나간 자식 돌아오길 팔 벌려 기다리는 탕자의 아버지를 형상화 한 건 아닐까, 그것도 멀리서도 보라고 높은 언덕 위에 세워진 것은 아닐까 말입니다. 살아 있는 한, 할수만 있다면 최대한..

일상순례자3_선물

선물 선물을 주는 행위 이면에는 수많은 동기들이 작동합니다. 정말 좋아서 선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가끔 아주 나쁜 동기도 있습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조금 더 앞설 때도 있습니다. 아주 드문 일이긴 하지만 받는 이를 모욕주기 위해서 선물을 줄 때도 있다고 합니다. 미래 보험용으로도 선물을 줄 수 있겠지요. 대개 선물은 주는 이도 행복하게 하고, 받는 이도 행복하게 합니다. 주는 것과 받는 것, 어느 것이 더 행복할까요? 비교할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줄 때는 주는 것 자체로 기분이 좋습니다. 받을 때는 상대에게 꼭 갚아야 한다는 부담만 없다면 그 자체로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신앙의 연수가 늘어나면서 깨닫게 되는 행복 중의 하나는 "주는 데에서 오는 행복"입니다..

일상순례자2_잠

잠 가만히 계산해 보면 인간은 평생 주어진 시간 중에 대략 3분의 1을 잠자는 시간으로 보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쉼의 시간입니다. 깨어 일하고, 잠들어 쉬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입니다. 우리 주님도, 사도들도 모두 낮엔 일하고 밤엔 잠을 잤습니다. 잘 자는 게 영성의 시작입니다. 푹 자는 게 맑은 영성의 기초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푹 자는 날보다 불면의 밤을 보낼 때가 더 많아집니다. 부족한 잠에 피로가 쌓이고, 약을 먹어야 잠을 청할 수 있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밤이 되면 졸음이 오고 졸음이 오면 자는 게 자연스러운 이치이건만, 잠못 드는 우리의 몸과 영혼이 날로 피로해집니다. 그러면 기도도 힘들고 침묵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말씀을 명민하게 깨닫는 것도, 다른 이웃을 돌보고 섬기는 일도 어려..

일상순례자1_일상

일상[日常] - 매일 반복되는 보통의 일 멀리 떠났다가 다시 내 삶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특별한 것을 보다가 다시 익숙한 것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황홀한 경험을 잠깐 누리다가 다시 일상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일상, 내게 주어진 소명의 자리입니다. 일상을 잘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을 말하는 걸까요? 잘 때는 깊이 잠들고, 먹을 때는 감사히 먹고, 놀 때는 신나게 놀고, 일할 때는 성실하게 일하고, 대화할 때는 진실하게 듣고 말하는 것이겠지요. 이런 일상 안에 '의와 화평과 희락'이라는 하나님나라의 보화가 깃들게 되는 것 아닐까요? 성지순례를 마쳤습니다.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은 탓인지, 주일 새벽 4시에 눈이 떠진 이후 정신이 말똥말똥하여 잠시 묵상에 잠깁니다. 문득 "일상순례"라는 단어가 떠오릅..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15

15 - 시편 134편 와서 하나님을 찬양하여라, 너희 모든 하나님의 종들아! 하나님의 집에서 밤새도록 일하는 너희 하나님의 제사장들아, 성소를 향해 손을 들고 찬양하여라. 하나님을 찬양하여라. 그리하여 하늘과 땅을 지으신 하나님, 시온의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복을 주시기를! ------------------- 묵상과 기도 이제 내려가야 할 때입니다. 성전을 떠나, 왔던 곳, 내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성전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달라진 게 있습니다. "말"이 달라졌습니다. 한탄이 찬양으로 바뀌었습니다. 불평이 감사로, 공허함이 희열로, 우울과 단절이 찬송으로 바뀌었습니다. "득음"을 갈구하며 떠났는데 언제 어느새 나도 모르게 찬양이 터져나옵니다. 다시 고된 삶의 자리로 돌아가는 순례자님! 어디에 ..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14

14 - 시편 133편 얼마나 멋진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형제자매들이 어울려 지내는 모습! 아론의 머리에 부은 값진 기름이 머리와 수염을 타고, 그의 수염을 타고, 그의 제사장 예복 깃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 같구나. 헤르몬 산의 이슬이 시온의 비탈길을 따라 흘러내리는 모습 같구나. 그렇다. 그곳이 하나님께서 복을 내리시고 영생을 베푸시는 현장이다. ---------------- 묵상과 기도 순례의 종착지는 단순한 도시가 아닙니다.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단순한 의례가 아닙니다. 순례의 종착지는 '공동체'입니다. 단절한 관계가 다시 이어지고, 엇갈리던 시선들이 서로 마주하게 됩니다. 그렇게 동무가 되고 웃음꽃이 피고 축복의 관계로 깊어질 때, 비로소 하나님의 복이 완성되어 갑니다. 순례 여정이 가져다..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13

13 - 시편 132편 오 하나님, 다윗을 기억하소서, 그의 노고를 기억하소서! 그가 하나님께 약속한 일을 기억하소서. 야곱의 강하신 하나님께 그가 맹세했습니다. “나, 집에 가지 않겠습니다. 잠자리에 들지 않겠습니다. 잠도 자지 않고 쉬지도 않겠습니다. 야곱의 강하신 하나님께 집을 마련해 드리기 전까지는.” 기억하소서, 우리가 그 소식을 에브라다에서 처음 접하고 야알 초원에서 자세히 듣던 날을. 우리는 소리쳤습니다. “헌당식에 참석하자! 하나님께서 그분의 발판 삼으신 곳으로 가 그분께 경배드리자!” 일어나소서. 하나님, 주님의 새 안식처에 드소서. 주님의 강력한 언약궤와 함께 드소서. 주님의 제사장들로 정의를 갖추어 입게 하시고 주님을 경배하는 이들을 이 기도를 읊게 하소서. “주님의 종 다윗을 높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