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바람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그 땅을 걷다

일상순례자3_선물

신의피리 2015. 6. 1. 23:35

선물


선물을 주는 행위 이면에는 수많은 동기들이 작동합니다. 정말 좋아서 선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가끔 아주 나쁜 동기도 있습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조금 더 앞설 때도 있습니다. 아주 드문 일이긴 하지만 받는 이를 모욕주기 위해서 선물을 줄 때도 있다고 합니다. 미래 보험용으로도 선물을 줄 수 있겠지요. 

대개 선물은 주는 이도 행복하게 하고, 받는 이도 행복하게 합니다. 주는 것과 받는 것, 어느 것이 더 행복할까요? 비교할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줄 때는 주는 것 자체로 기분이 좋습니다. 받을 때는 상대에게 꼭 갚아야 한다는 부담만 없다면 그 자체로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신앙의 연수가 늘어나면서 깨닫게 되는 행복 중의 하나는 "주는 데에서 오는 행복"입니다. 위로부터 내려오는 은혜가 많으면 많을수록 옆으로 나눠주는 행복도 더불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예수님을 닮아간다는 것은 "기꺼이 주는 행복"을 깨달아가는 것과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기꺼이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이지요. 

성지순례 기간 동안 참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서로서로 주고 받는 모습도 참 많이 보았습니다. 돈으로 사는 선물도 물론 좋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천상의 선물들을 주고 받는 모습도 많이 보았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열어 주고, 시간을 내어 경청해주고, 힘과 정성을 쏟아 지체를 섬겨 주고, 배려해 주고, 미소를 주고, 마음 써 주었습니다.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그러고보니 지난 십여일 사이에 '주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배운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아, 그래서 사도 바울께서 그렇게 이야기했나 봅니다. 

"범사에 여러분에게 모본을 보여준 바와 같이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사도행전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