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바람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순례, 그 땅을 걷다

일상순례자2_잠

신의피리 2015. 6. 1. 23:34


가만히 계산해 보면 인간은 평생 주어진 시간 중에 대략 3분의 1을 잠자는 시간으로 보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쉼의 시간입니다.

깨어 일하고, 잠들어 쉬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입니다.

우리 주님도, 사도들도 모두 낮엔 일하고 밤엔 잠을 잤습니다.

 

잘 자는 게 영성의 시작입니다.

푹 자는 게 맑은 영성의 기초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푹 자는 날보다 불면의 밤을 보낼 때가 더 많아집니다.

부족한 잠에 피로가 쌓이고, 약을 먹어야 잠을 청할 수 있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밤이 되면 졸음이 오고 졸음이 오면 자는 게 자연스러운 이치이건만,

 잠못 드는 우리의 몸과 영혼이 날로 피로해집니다.

그러면 기도도 힘들고 침묵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말씀을 명민하게 깨닫는 것도, 다른 이웃을 돌보고 섬기는 일도 어려워집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잘 자는 게 영성의 시작입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쓴 두 번째 편지를 읽다보면

자신이 받은 수많은 고난 중에 '여러 번 자지 못'했다는 표현을 보게 됩니다.

성지순례 기간 중에 늘 잠이 부족했습니다.

귀국 후에도 시차 적응 때문에 잠자리가 편치 않았습니다.

잠의 소중함을 깨달음과 동시에 복음 때문에 잠을 빼앗긴 사도 바울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잠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함과 동시에 잠못 이룰 지라도 복음을 향한 마음을 빼앗기지 않으리라 다짐해 봅니다.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고린도후서 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