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바람

방금 나를 지나간 그 바람은 어떤 바람 됐을까

순례, 그 땅을 걷다

일상순례자7_꿈과 현실

신의피리 2015. 7. 7. 15:54

일상순례자7_꿈과 현실

 

꿈은 현실일까, 비현실일까. 손에 잡히는 현실 같기고 하고, 아스라이 사라지는 비현실 같기고 합니다.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성지순례는 꿈인 듯 아스라이 저 멀리 도망가 있습니다. 혹시 성지순례라는 꿈을 꾼 건 아닐까.

 

변화산 위에서 예수님께서 모세, 엘리야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을 베드로가 목격했습니다. 그 황홀경 속에서 베드로는 여기 있는 게 좋사오니, 초막 셋 짓자고 이야기합니다. 지금의 제가 딱 베드로 심정입니다. ‘성지순례의 추억과 그 은혜가 좋사오니’... 물론 산 위에 머무를 때가 있고, 반드시 그런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산 아래로 내려와야 할 때도 있습니다. 산 아래 동네는 고통과 눈물, 수고와 애씀이 있는 우리의 일상입니다.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고, 눈 감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우리의 현실입니다. 일상은 꿈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그 산 아래 일상으로 우리 주님께서 오늘도 손잡아 이끄십니다.

 

목공일을 하는 서른 살 여자 청년이 일하다가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이 절단되었습니다. 오늘 두 번째 병원에 다녀왔는데, 그 얼굴 보는 것만으로 목이 메여 왔습니다. 손가락을 붙여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제겐 기껏해야 함께 울어주는 재주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참 행복한 꿈을 꿨습니다. 꿈속에서 사도바울이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너는 내가 우리 주를 증언함과 또는 주를 위하여 갇힌 자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따라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딤후 1:8)

 

복음과 함께 고난 받는 현실, 그 현실을 오늘도 뚜벅뚜벅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