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교구 소식지 6호. 2015/11/01 눈물로 드리는 새벽 딱히 외로운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마음이 쓸쓸하다. 가을 탓이다. 10월에서 11월로 넘어가는 이 시간을 단 한 번도 그냥 지나친 적이 없다. 나뿐이랴! 이 계절의 고개를 넘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법이다. 곧 서른을 앞둔 스물아홉만 힘든 게 아니다. 인생의 불완전성 때문에 흔들리는 20대만 힘든 게 아니다. 중학교 졸업을 준비하는 우리 딸내미도 인생살이를 고달파한다. 마흔 중반을 지나고 있는 나도 쓸쓸한 정서가 겹겹이 쌓인다. 이 허전함을 어찌하랴! 적막한 새벽, 교회당 구석에 앉아 십자가를 응시한다. 위로부터 오는 소리는 없다.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잡소리들이 생각을 흩트려 놓는다. ‘한 말씀만 하소서’…. 갈증난 마음에 나직이 읊조려..